어제 난 오랜만에 문을 연 도서실에 갔습니다. 쾌쾌한 냄새와 시원한 바람..
그동안 굳게 닫혀있던 문 앞이 서글퍼서 내내 우울했었는데,,,
한참 책을 뒤적거리던 나는 -아버지-란 책 앞에서 발걸음을 멈췄습니다.
김정현님의 장편소설이고 그 전에도 몇번 읽은 적 있는..
왠지 가슴안에 무엇이 울컥해서 돌아선다고 했는데 그만 책에 손이 닿고 말았습니다.
아버지. 세상의 온갖 힘겨운 일들을 다 도맡아 하시려는.. 그런 아버지의 머리카락만큼의 짐도 덜어드리지 못한 것이 그저 죄송스러워서 눈물만 글썽이는 ..
내 아버지예요. 항상 당당하시고 모든일에 솔선수범이신.. 우리한테 좋은 모습만 보이시려는,, 항상 제 편 들어주시고 어리광도 다 받아주시고..
그러고보면 난 참 행복한 사람입니다.
얼마전에 한 TV프로에서 아버지들의 모습을 보여준 적이 있습니다.
유명한 축구선수의 아버지. 그리고 비정한 아버지. 그리고... 그건 우리모두의 슬픔을 다 가진.. 서해교전의 사망자의 아버지....그리고 내 아버지,,,
그 분이 흘리던 눈물은 내 가슴에도 맺혀서 쓰라리게 흘러내렸습니다.
모성애에 가려졌던 어쩌면 모성애보다 더 깊고 푸르고 울창한 부성애......
아버지! 저 아버지 딸 인영이예요..
고등학교 입학하고 아버지 얼굴 한 번 제대로 본 적 없는거 같아요..
그 동안 많이 죄송했어요. 아버지 뜻대로 공부 열심히 한 적 없으니까요.
아버지 친구분들 사이에서 세상 그 누구보다도 퍼펙트맨인 우리 아버지가
단지 이 못난 딸 때문에 고개 수그리고 있어야 했다는 말..
지금 당장 세상이 무너져도 제겐 더 가슴아픈 말입니다.
아버지. 사실 매일 어리광부리느라 아버지라 부른 적도 없는거 같아요.
많이 죄송해요. 항상 생각하고 있어요. 그래서 이제부턴 정말 열심히 해보려구요. 아버지 말대로 안해보고 못한다는 말 ,,이젠 안하려구요.,
공부 잘하길 바라는 건 자식가진 부모라면 당연한 건데도 전 아버지께 화만
냈었죠. 너무너무 후회하고 있습니다.
자식 잘 되는게 부모의 가장 큰 바램인것을..
아버지. 저 오늘 상 받았어요~ 제가 좋아하는 글쓰기로요.
학년중 최고상이예요~ 저두 잘 할수 있다는 힘을 얻었어요.
이제 아침마다 어깨에 힘주고 다니세요~
엄마와 동생과 저. 우리셋은 정말 아버지 없으면 못살아요~
아버지 화이팅~~~^^
-아버지의 자랑스러운 딸 인영 올림..-
제가 어렵고 힘들때 항상 꿈을 주고 힘을 주시는 당신
제게 만약 행운의 장미 50송이가 있다면
행운의 숫자를 곱한 49송이의 붉은 장미와
아버지. 당신인 흰 장미일겁니다.
한번도 입밖으로 꺼내지 못한말..
사.랑.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