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회
국도를 잠시 달리다 바로 고속도로로 접어들었다. 차는 원치 좋은 놈으로 뽑아서 고속도로 전용이다. 속도를 올려 시속 110 마일까지 밟았다. 여름 더운 날씨에 도로 위를 비행하던 모기, 하루살이 같은 날벌레가 자동차 앞 유리로 투신하여 붉은색, 노란색, 하얀색으로 터지면서 멋진 선탠을 한다. 약 40분 동안 100~110마일의 속도로 주행한 결과 목적지에 평시보다 빨리 도착했다._?xml_:namespace prefix = o ns = "urn:schemas-microsoft-com:office:office" />
차를 정문의 주차 안내원에게 맡기고 유유히 그리고 천천히 몸을 풀듯이 손과 목을 좌우로 흔들면서 고성 같은 건물의 입구 회전문을 통과하여 메인 홀 앞에 설치된 접수 데스크로 갔다. 그리고 가볍게 인사하고 나의 비밀번호를 접수 직원에게 불러 주었다.
메인 홀을 통과할 수 있는 출입카드를 발급 받고 나서 바로 홀로 들어 가지 않고 늘 하던 것처럼 로비의 동쪽방향에 위치한 분수대로 다가가 주머니 속의 동전을 하나 꺼내 오늘도 행운을 속으로 주문하듯 되뇌고, 분수 가운데 위치한 항아리에 동전을 던졌다. 경험적으로 7할 정도는 작은 주둥이에 골인 시켰다. 그리고 간단히 목례를 하고 뒤돌아 메인 홀 쪽으로 걸음을 옮겼다.
이미 홀 안은 사람들의 체온으로 후끈 달아 올랐다. 강력한 에어콘도 제 기능을 발휘 못하는 상태로 사방에서는 구슬이 움푹 파인 원탁의 가장자리를 돌아 가고 있었다. 과연 저 구슬이 어느 숫자에 안착할 것인가에 따라 인간의 희비가 엇갈린다.
내가 늘 흥분하면서 즐기는 카지노의 룰렛 게임이다. 오늘도 여전히 낯익은 얼굴들이 보인다. 서로 마주칠 때 마다 가볍게 인사하고 행운을 빈다. 그들 중에 특히 내가 유난히 관심을 갖고 보는 이가 있다. 나이는 50대 정도로 보이는 중년의 여성 겜블러이다. 나이와 달리 외모나 피부 및 자태는 30대 정도로 보인다. 정말 매력적이며 고혹적이고 심지어 섹시해 보일 때도 있다. 더 흥미로운 것은 그 중년의 여성 겜블러가 일란성 쌍둥이란 것이다. 혼자 올 때도 있고 같이 올 때도 있는데 누가 누군지 정확히 구분이 안 된다.
나는 그들에 대한 추억으로 입가에 야릇한 미소가 감도는 것을 느끼면서 가장 배팅이 높은 룰렛 테이블에 자리를 잡았다. 내 옆에 뚱보 녀석이 버티고 열심히 배팅에 열을 올리고 있었다, 입에는 _?xml_:namespace prefix = st2 ns = "urn:schemas-microsoft-com:office:smarttags" />
늘 그랬듯이 난 바로 배팅하지 않는다. 같은 테이블에서 게임 하는 사람들을 유심히 관찰한다. 오늘 어떤 놈이 운이 좋은가 또 어떤 놈이 재수 없는지, 최소한 30분 정도 관찰하고 서서히 발동을 거는 것이 나의 게임원칙이다.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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