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국사기를 읽고
중학교 때나 고등학교 사회 시간에 자주 ‘삼국사기’란 단어를 많이 들어봤을 것이다. 삼국사기는 고려 시대 때, 김부식이란 사람이 삼국의 역사를 쓴 책이다. 그렇게 자주 들었었는데, 과연 어떤 책일까? 당연히 삼국 시대의 역사가 나와 있겠지만 자세한 내용이 궁금했다.
이 책은 삼국시대의 역사를 신라편, 고구려편, 백제편으로 나누어 기록하고 있어서 다양한 각도에서 삼국의 역사를 바라볼 수 있어서 역사를 이해하기가 더 쉬웠다. 처음 읽기 시작할 때에는 점점 고리따분한 역사이야기를 읽는구나....하고 생각하고 읽어서 그런지 책을 읽는 속도도 느렸고 별로 재미도 없었는데 계속 읽다보니 내용이 재미있어져서 나중에는 읽는 속도도 빨라졌다.
이 책의 줄거리는 우리가 뻔히 알고 있는 내용들이었다. 맨 처음 고구려, 백제, 신라가 건국된 과정과 각 나라의 발달 과정, 그리고 서로 영토를 확장하기 위해서 계속 전쟁을 거듭했던 일들과 신라가 삼국을 통일하였는데 결국 나중에는 통일 신라가 망하고 고려가 건국된
과정까지의 이야기였다. 이런 내용은 아마 초등학생도 알 것이다. 이런 내용만 담겨 있었다면 아무런 재미가 없었겠지만 ‘삼국사기’는 이런 내용을 바탕으로 하여 흥미진진한 이야기가 많이 담겨 있었다. 역사의 곳곳에 숨어 있는 삼국의 건국 과정이나 발전 과정에서 일어났던 우리가 모르는 뒷 이야기들과 나라를 현명하게 이끌었던 왕들의 이야기, 그리고 우리를 감동시킬 만한 감동적인 작은 이야기들이 엮어져 있었다.
지금은 왕이 존재하지 않지만 우리 나라에는 불과 백여 년 전만 해도 왕이 존재했다. 삼국 시대의 왕들은 물론 예외도 있었지만 매우 훌륭했다. 정말 왕은 아무나 되는 것이 아닌 것 같다. 삼국 시대의 왕들 중에는 정말 총명하고 아량이 있으며, 용감한 왕들이 많았던 것 같다. 나는 이 책을 읽으며 그런 왕들의 지혜와 용기에 감탄하지 않을 수 없었다. 지혜롭고 용기 있는 것은 왕들뿐만이 아니었다. 왕 밑에 있는 충신들과 일반 백성들 중에도 그런 사람들이 많았다. 그렇게 훌륭한 사람들이 있었기에 삼국의 문화가 그 당시 그렇게 꽃필 수 있었던 것 같다. 몇몇 기억에 남는 사람들이 있다면.... 신라에서 불교를 보급하기 위해서 자신의 목숨을 내놓은 이차돈이나 나라에 대한 충성과 아버지에 대한 효를 다하기 위해 어린 나이에 용감하게 적군 속에 혼자 뛰어 들어가서 전사한 여러 장군의 아들들, 그리고 고구려에서 가난한 백성들을 먹여 살리기 위해 진대법 등의 법을 만드는 등 끊임없이 노력한 명재상 을파소 같은 사람들이다. 훌륭한 사람들은 이들 이외에도 아주 많지만 너무 많아서 다 쓰지도 못할 것이다.
이 책에서는 전기적 요소를 곳곳에서 찾아볼 수 있었다. 맨 처음에 삼국의 건국 신화에서도 알에서 사람이 태어나거나 하늘의 아들의 아이를 갖는 등의 이야기 등은 신화적인 내용이며, 이차돈이 죽었을 때, 하얀 피를 흘렸다는 등 이 책에서 기적과 같은 일들이 상당히 많이 적혀 있었다. 과연 이런 일들이 모두 사실일까? 역사책은 사실만을 기록하는 책인데.... 나는 계속 사실 여부가 궁금했다. 그러나 내 생각에는 절대 이런 일들이 사실일 리가 없다. 모두가 거짓도 아니겠지만 특히 건국 신화 같은 경우는 신비성을 더하기 위해서 전해 내려오는 이야기를 그대로 썼을 것이다. 또 나머지 기이한 이야기들도 나라의 우월함 같은 것을 강조하기 위해서 약간 과장한 것이 아닌가 싶다.
또 이 책을 읽으면서 나는 좀 부끄러운 생각이 들었다. 이 시대의 사람들은 정말 나라를 자신의 몸과 같이 아끼고 사랑하고, 심지어 나라를 위해서는 기꺼이 자신의 목숨도 버리는데 그에 비해 요즘 우리는 어떠한가? 그 당시에는 전쟁이 일어나면 어린 청소년들도 나라를 위해 용감히 싸웠건만 요즘은 단 3년 가는 군대도 가지 않으려고 뇌물이나 주고.... 아마 나라를 위해 목숨을 바치기는커녕 조금이라도 귀찮은 일은 하지도 않으려 하는 사람도 많을 것이다. 정말 부끄러운 생각이 든다. 물론 그 때와 지금의 상황이 같을 수는 없겠지만 나라 사랑하는 마음가짐에 대해 한 번 쯤 생각해보고 반성할 필요가 있는 것 같다. 모두 조금이라도 나라를 생각하는 마음을 가졌으면 한다.
이 책을 보고 안타까웠던 점은 왕위 쟁탈이 정말 심각했다는 것이다. 그것 때문에 굉장히 많은 사람들이 죽은 것 같다. 자신의 왕위를 빼앗길까 두려워서 죄 없는 왕족들은 모두 죽이거나 심지어 살아있는 왕을 죽이고 자신이 왕의 자리를 빼앗는 일들도 허다했다. 삼국 어느 나라를 막론하고 정말 이 문제는 심각했던 것 같다. 사람의 욕심이 많은 사람들을 죽였다고 생각하니 가슴이 아팠다.
이 책을 통해 그 당시 사람들의 지혜와 자세한 역사의 내막을 어느 정도 알게 되었고, 자신의 나라를 지키고 나아가 번창시키기 위해서 애를 썼던 삼국의 모습을 볼 수 있었다. 어려운 상황 속에서도 서로 자신의 나라에 대한 자긍심을 잃지 않고 꿋꿋하게 버티는 모습이 감동적이었다. 지금껏 역사책을 읽는 것을 매우 싫어했는데, 이 책을 다 읽고 나니 다른 역사책도 읽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 역사책을 읽고 우리 나라의 역사를 잘 이해하는 것도 일종의 애국이 아닌가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