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소의 뿔처럼 혼자서 가라... 제목처럼 혼자인 것이 좋고, 그런 "홀로"를 추구하는 내용으로 구성된 책으로 착각했었다.
근데 내용은 여성해방? 아니, 여성들의 불만감 표출이랄까? 그런 것들을 표현하고 싶은 것 같아 보였다.
여자에게 요구되는 고정관념들 때문에 힘들어하고 삶의 의미를 잃어가는 30대 중반의 아줌마들 이야기...
대학생들이었던 영선,혜완,경혜 그들에게도 그런 아픔이 있었다.
사랑,결혼,이혼 - 과정으로 이어지는 삶의 과정.
특히 사랑으로 인한 슬픔이 컸다. 그렇기에 실망도 컸고...
난 이 책으로 처음 깨달은 것이 많다.
근본적으로 어떤걸 잃은것도 아닌, 그저 무감각한 느낌도 들었고 정말 사람들은 다이런걸까 하는 생각도 했고. 책을 읽으면 누군가에게나 어떤 느낌. 생각이든지 들게 마련이겠으나 이상스럽게도 이 책은 나에게 큰 감동을 주진 못했던 것 같다.
그치만 책은 그 쓴 이유가 있고 작가의 생각이 들어간, 한번쯤은 깊이 생각해본 문제에 대해서 그리고 생각해보고 쓴 내용들이기 때문에 무시할 수 없었다. 그리고 작가의 이름도 생각해서.
공지영은 정말 사진으로 봤을 때 뭐랄까 탁 트인 느낌이 들었다. 뭔지는 몰라도 어느 곳에선가 빛을 발할 수 있는 표정인 사람처럼. 그렇게 비범하게 보였다.
내가 이 글을 독후감이나 감상이라는 명의로 쓰는 게 아닌 것처럼,
공지영도 글을 시작했을 때, '글'이라는 걸 쓰고 싶어하고 그것에 대해 생각하기 시작했을 때 특별히 어떤 필요가치가 들어서 쓴 것은 아니라는 생각도 들었다.
누군가에게든 보이지 않는 곳에서 느끼고 자신이라는 존재 안에 간직하고 있는 나름대로의 단어가 있으므로.
무소의 뿔처럼 혼자서 가라는 말은, 어떤 불경에서 나온 말이라고 하는데 이게 이 소설에서 어떤 의미로 쓰였을까?
단지, 그 여성들의 삶이 전체적으로 혼탁해서 불쌍해 보여서 차라리 혼자라는 게 더 좋을 거라고 느껴서 이렇게 표현할 수도 있다고 생각해서인 것일까?
잘은 모르겠지만 난 그런 쪽으로 생각하고 싶진 않다. 부정적이라서 싫기도 하고 혼자라는 게 꼭 나쁜 것만은 아니겠지만 그런 식으로 표현된다면 나부터조차도 부정할 것이기 때문에.
사람은 홀로 살아갈 수 없다고 한다.
당연한 말이지만 나에겐 이 말이 그저 흘려보낼 문제가 아니라는 생각이 든다.
가끔씩, 아니 자주 홀로 있다는 것이 얼마나 외로운 것인지에 대해 많이 생각해 보았고 또 이 시점에서 나는 어떻게 행동해야 할 것인지에 대해 많은 고민도 해 보았고...
나름대로 존재의 가치가 있다고 생각된다.
여기서 말하는 의미가 내가 생각하는 홀로의 의미가 아닐 것이라고 우기는 것처럼, 아마 이 소설의 혼자는 가끔씩 홀로 있어보는 것도 나쁘진 않을 거라고, 좋진 않지만 해볼만하다고 그러면서 다시 원상태로 되돌아가야만 한다고 말해준다고 생각한다.
영선의 자살.
처음 이 소설이 자살이야기로 시작되었다.
다른 것도 아닌 자살. 자살 말이다.
자살은 자신을 죽인다는 말이다. 나라는 존재를 없애버리겠다는 생각을 하고 그것을 행동에 옮겠다는 말이다.
아마 자살이라는 말은 깊이 생각해보지 않고 행동화하려 하지 않은 사람은 거의 없을 것이다.
아니 있을지도 모르겠다.
하지만 여태까지 살면서 죽음이라는 걸 생각해 보지 않았다는 것. 그리고 자살이라는 걸 생각해보지 않은 사람은 행운아가아닌 불행아라는 생각이 든다.
행복이라는 것을 매일 경험하며 살고 항상 웃으며 살아간다면 좋겠지만, 사람이기 때문에 느껴보는 그 불행의 감정들... 그 연속에서 느껴지는 자살이라는 감정은 누구나 느껴보았다고 생각되는 것은 너무 큰 왜곡일까?
나는 아직 젊기 때문에 삶이라는 것을 포기하고 싶진 않다.
나에겐 지내온 날보다 남은 날이 더 많기 때문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