니나, 어떻게 하면 당신처럼 열정적으로 삶을 살아갈 수 있을까요?
당신의 삶을 지켜보면서, 많이 부러웠습니다. 난 죽었다 깨어나도 당신처럼은 살수 없을 것입니다.
그래요, 그럴 수 없어요.. 다만, 흉내는 낼 수 있겠죠.
그러나 궁극적으로 당신이 지니고 있었던 근원적인 생각을 이해하면서 삶을 살수는 없을 겁니다.
내가 그러지 못할 거라는 걸 누구보다 제 스스로가 잘 알고 있거든요.
자기 앞에 드러나는 삶의 실체를 접하고서도, 끝없이 도전하는 당신의 의지에 극찬을 아끼지 않는 바입니다.
어떠한 시련이 와도 자신의 의지에 흔들림이 없다는 건, 아무나 가질 수 있는 마음은 아닐 겁니다.
자기 앞에 놓인 운명을 두려워하지 않고, 끊임없이 도전하며 살아갈 수 있는 용기를 나도 지니고 싶어요.
니나, 당신처럼요.
운명에 휘둘리는 삶을 사는 것이 아니라, 운명에 도전하는 삶을 살고자 하는 것이 모든 사람들의 진정한 마음일 것입니다.
하지만, 나를 비롯한 많은 사람들은 감히 운명에 모험을 걸 용기를 낼 엄두조차 못하고 있지요.
'모험'이 주는 위험부담을 그 누가 짊어지려고 하겠습니까? 분명, 그것은 말 그대로 '위험한 모험'일텐데 말입니다.
'새로운 삶에 도전한다'는 것은 내겐 너무나 어려운 일입니다. 당신에겐 너무나 자연스러운 일인데 말이에요.
그것이 삶이든, 사랑이든, 우정이든, 그 어떤 것이든 간에 내 일상의 궤도를 벗어나는 것을 인정할 수가 없습니다.
니나처럼 당당하게 삶과 맞설 용기 없는 자의 궁색한 변명이라고 해도 좋습니다.
하지만, 설핏 잘못하면 내 모든 것을 다 잃을 수도 있을 만큼 '위험한 모험'일수 있는데, 그 상황에서 제가 어떤 선택을 할수 있겠습니까?
당신은 이해를 못하겠지요. 이렇게 살아가는 나를 보고 비웃을 건가요?
'당신은 어리석은 바보 같군요. 지금의 내 모습이 그냥 얻어진 줄 아나요? 나에게도 만만치 않은 현실이라는 벽이 있었어요.
그럼에도 나는 내 의지가 원하는 대로 살아왔어요. 그걸 당신은 못 한단 말인가요? 아니, 못하겠다고 자포자기하고 있단 말인가요?
사랑.. 나에게 수십 년을 한결같이, 나만을 바라보던 사랑이 있다는 걸 알 겁니다. 나 역시 그에게 깊은 사랑을 느꼈지만, 그 사랑조차 외면하면서까지, 난 내 삶의 길을 걸어왔다는 걸 잘 알고 있잖아요. 생의 한가운데에 서서 살아간다는 게 아무 대가도 없이 쉽게 얻어질 수 있는 거라고 생각했어요? 대가 없이 이룰 수 있는 건 아무것도 없어요. 난 사회가 정해놓은 규율을 깨고, 평범함을 잃은 대가로 많은 희생을 감수해야 했어요. 삶을 이해하는 거? 왜 그게 필요한 거죠? 어차피 삶은 스스로가 만들어 가는 것인데, 자기 의지가 원하는 대로 살면 되는 거지. 뭐가 어렵다고 말하는 거죠?' 니나, 특유의 어투로 삶을 제대로 이해하지 못하는 내게 이렇게 말할지도 모르겠어요.
당신에겐 삶 자체가 도전이고, 모험이겠지만. 그래서 당신의 의지대로 살아질 수 있는 삶이겠지만, 평범한 부류의 사람인 나에겐 맘처럼 살아질수 없는 삶인 걸요. 이해조차 되지 않는 그런 삶일 뿐인 걸요.
니나, 당신의 삶이 결코 순탄치만은 않았다는 것을 잘 압니다. 그래서 당신이 더 대단하고 훌륭하게 보이는 것이겠죠.
비범한 당신은 생의 한가운데를 걸어가려는 의지로, 모든 어려움과 괴로움을 감수하면서 자신의 삶을 개척하며 살아갔지만,
내겐 당신처럼 상처를 치유할 힘도, 모험을 감행하여 파생되는 모든 문제들을 받아들일 힘도, 낯설고 새로운 것에 대한 두려움에 초연할 자신도,
없기에 어렵다고 하는 것이랍니다. 역시나 니나는 이해하지 못하시겠죠?
나는 아직 인생을 덜 살았나 봅니다. 쓰다 보니 투정 어린 말들로 채워졌지 뭐예요..
그래요, 인생을 논하기엔 아직 덜 살았어요. 당신도 느끼고 있죠?
당신의 존재가 처음, 전 세계게 알려지면서 니나 열풍이 일었다지요?
그럴 수밖에 없는 이유를 알 것 같아요.
한 세기가 지난 지금의 나도 당신의 매력에 푹 빠졌는데, 그때는 오죽했겠어요.
앞으로도 많은 이들이 당신의 존재를 알아갔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해봅니다.
그들에게 '생의 한가운데'를 당당히 걸어갔던 당신의 말을 들려주면 살아가는데 많은 도움이 될 거예요.
아직 걸어가야 할 길이 많이 남은 내 인생행로에 니나의 삶을 모델로 삼고 싶어요.
매력적인 당신의 모든 점을 다 소화할 수는 없어도, 어느 정도 비슷해지기라도 했으면 좋겠어요.
다른 건 몰라도 당당히 삶에 맞서 걸어갈 수 있었던 당신의 용기와,
인생행로에 수없이 지나쳐갔던 위험과 장애에 굴하지 않고 꿋꿋이 헤쳐나갔던,
삶에 대한 당신의 강한 의지를 닮고 싶어요.
그러면, 내 인생의 한가운데를 지나오면서, 후회 없이 온 열정을 다 바쳐서 걸어왔노라고, 당당히 말할 수 있지 않을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