눈을 참 좋아했었더랬습니다.
꼬마아이였을때는 그저 두손에 눈을 뭉쳐 즐거울 수 있다는 생각에....그렇게 눈만오면 손에 장갑만을 쥔채 밖으로 뛰어나갔죠. 눈이 차가워서 손도 시렵고 얼어서 알딸한 기분에도 그저 하얀.... 눈이 뭉쳐지는 모습에 즐거워서 하루가 저물도록 좀..못생기고 삐뚤한 친구하나를 만들었습니다.
눈을 뭉치며 뛰어다니던 시간이 늘어만 갈 무렵....
눈은...만지지 않아도 참..이뿌게 볼 수 있다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저 창밖으로만 내리는 눈으로도 하루에 지친 짜증을 물러가고 금새 자연의 아름다움에 넉을 잃고 바라보게 된거였죠...
눈이 얼어버린 빙판에 미끄러져 무안해하며 부끄러워하다가도.. 미끄러운 길로 시간을 밀리는 차안에서 허락해야할 때에도... 그저 내리는 눈을 보면 미워도 미워할 수 없다는 표현이 제격인 것 같습니다.
그런 눈이 올해는 그렇게 모습을 감추기만 했었습니다.
보고만 싶은데 훌쩍밤에만 아무도 모르게 내리고는 그저 그림자만 남기고 사라지기 일쑤였고 밝은 아침에 내리다가도 밤엔 그저 차가운 바람만을 주고 갔었습니다.
그렇게 눈을 기다려온 나... 어느날 그런 말을 듣게 되었습니다.
눈을 기다리려면 그저 생각만 하면 안되는거라고...
눈이 오면 맞이하며 볼 수 있게,,미리 창문도 닦고... 활짝 열어... 기다려야 한다고 ....
그런 말에 귀기울이던 나.. 정말..난...내 눈앞에서 눈이 내리고 보이길 바랬습니다. 아무런 준비없이...그렇게...
매년 내려주던 눈이..나에 이런 행동에 심통이 났었나 봅니다.. 눈은,,내리기 위해..얼마나 많은 준비를 하는데 난..그저 아름다운 풍경만 보고싶어해서 눈이 단단히 심통이 났었나봅니다.
2001년이 저물고 2002년을 맞이하는 날들.... 지금은...문을 열고 눈을 기다리며....그와 함께... 좀더 즐겁게 열릴 새해의 복도 준비하며 기다리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