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간을 재촉해야함에도 불구하고 버스를 탔었지.
그옛날 수도없이 오고갔던 그 길을 따라..버스는 나를 안내하더라.
올가을 처음으로 내눈에 비춰졌던 가을은행..단풍들..
비록 길가의 가로수이긴 했지만..
여기저기 너부러진 낙엽들..
귓가에 울려오는 애절함은 오히려 내맘을 다독여주더라.
하나하나..거리의 풍경들을 기억속에 담고..
내맘의 풍경까지 기억속에서 넘쳐흘렀지.
그러다 언뜻 내리게 된곳..
아..그래 여긴 어린시절 내가 살던 동네구나..
...
저육교..맨날 무서운 오빠..혹은 꼬맹이들이 구걸하려고 엎드려있는 바람에
불쌍하다는 생각보단..가슴만 콩닥콩닥거리며 뒤도 안보고 계단을 뛰어넘었던 일도 생각나..
그리고..저 문구점..
50원짜리 쥐포먹으려구 돈만 생기면 투스텝발걸음으로 쪼르르..달려갔던..
어느날 그거먹구 심하게 배탈이 났던 적도 있었지..
내가가면 언제나 환하게 웃어주시던 그아주머니도 아직 계실까..
이젠 할머니가 되셨겠지..
한번 들어가볼까..하다 그냥 지나치며 괜시리 가슴 설레었다.
그리고 저긴...그래..다 자라서일거야.
못먹는 곰탕집에 와서 우족탕 먹었던 그집..
그길을 걷는데 그 우족탕 냄새가 아직도 나는듯..
잠시 걸음을 재촉했지.
그리고 저 주유소뒤에 가려진..그사람의 아파트.
사춘기적 몰래 가슴설레였던 마을버스정류장..후후~
그래 다 기억이 나는구나..
나는 다자란 어른인데..
그동넨 내기억속 그대로..
좁은 골목따라.. 내추억과 함께 곱게 지어져있더구나..
..
가을의 끄트머리에서..
뜻하지 않은 약속장소로 인해...나홀로 어린시절로의 여행을 보내준..
친구에게 감사의 마음을 전하며..
너..행복하게 살아야돼~
^^
그친구 오늘 야외촬영있었어요..
내사랑의 오만 불손함과 방자함에 조용히 반항의 깃발을 들며
나에게 투쟁하는 그친구의 행복한 결혼이 이제 한달앞으로 다가왔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