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냥 학교에 냈던 글 수정한 건데요.. 중학생이라서 그러니까.. 그냥 이해해서 재미삼아 읽어주세여..^^;;)
사이버 세상 속에서..
사이버 세상..
만약 나에게 사이버 세상이라는 곳에 대한 정의를 내려라 라는 문제가 주어지면 난 어떻게 할까? 일단 나는 사이버 공간이라 하면 한 친구가 생각이 난다.
늘 말이 없고 조용하던 그 친구.. 공부도 잘하지 않았고 얼굴도 평범해서 반에서는 그 애가 있는지 없는지 조차 모를 그럴 아이였다. 내가 그 친구를 만난 것은 중학교 2학년 때였다. 그러나 나를 포함해 우리 반의 아이들은 그 친구와 1학기가 거의 끝날 무렵까지 한마디도 하지 못했다.
그렇게 1학기가 거의 끝나갈 무렵.. 학교에서는 인터넷 채팅방이 매우 유행했다. 같은 학교 친구들이나 초등학교 동창들 등을 만날 수 있는 그런 친목 싸이트였다. 나 또한 헤어졌던 친구들과 다시 만날 수도 있고 재미도 있어 자주 그 채팅방을 들르곤 했었다. 어쩔 땐 거기에 푹 빠져 숙제를 잊어먹기도 했고
하루 종일 그 곳에만 붙어 있기도 했다.
그렇게 지내던 어느 토요일 오후였다. 집에서 뒹굴뒹굴 거리고 있다가 어김없이 컴퓨터 앞에 앉아 그 채팅방에 또 들어갔다. 그러나 토요일 오후라 다들 어딜 갔는지 채팅방이 휑하니 썰렁했다. 그냥 나갈까? 하고 생각하던 도중 쪽지가 왔다.
\"안녕?\"
나는 심심하던 차에 날라온 쪽지에 기뻐하며 이름을 확인했다. 그러나 나는 움찔 했다. 바로 그 말이 없던 친구였기 때문이다. 그 순간 나는 놀랍기도 하고 당황스럽기도 하고 반갑기도 한 어떻게 말로 표현할 수 없는 감정이었다. 말도 한마디 안하던 친구가 갑자기 쪽지를 보내왔으니... 어쨌든 나는 \"어.. 그래.. 반갑다..^^\" 하며 쪽지를 보냈다.
그 친구도 계속 쪽지를 보냈고 그 친구는 나에게 여러 가지 재밌는 이야기도 해줬고 학교 이야기, 연예인 이야기도 해줬다. 그 아인 그 날 언제 말이 없었냐는 듯이 많은 말을 했고 그 친구가 1년 동안 할 말을 그 날 다 해버리는 듯 했다. 그런 그 애의 쪽지를 받으며 겉으론 \"어.. 그래..^^\" 하고 대답해 주었지만 속으론 얘가 이렇게 말을 잘했었나? 하며 어리둥절 해했다.
그렇게 이야기를 마치고 다음 날 학교로 갔다. 그 아인 나보다 먼저 와있었다. 나는 그 아이를 보고 어색했지만 어제의 채팅방을 떠올리며 인사를 건냈다. 하지만 그 아인.. 어.. 하고 대답할 뿐 또 다시 모르는 사람으로 돌아갔다. 순간 어제 내가 꿈을 꿨었나? 하는 생각이 들뿐이었다. 누구에게 뒤통수를 한 대 맞은 것처럼..
그렇게 집으로 돌아가 난 또 채팅방에 들어갔다. 그 아이가 말을 걸어왔다. 나는 또 다시 뒤통수를 한 대 맞은 느낌이었다. 정말 이상한 일이었다. 학교에서는 모르는 사람이었다가 채팅방 그러니까 사이버 세상이라는 공간에 들어오면 말을 하니 말이다. 내가 뭐에 홀린 것 같기도 하고 그 애가 나에게 장난을
치는 것 같기도 하고..
지금 생각해보면 이런 생각이 든다. 그 아인 참 소극적인 아이었다. 누가 봐도 말이 없고 조용한 아이였고 나서는 것을 싫어했다. 그런 아이가 평소에는 말을 하지 않다가 인터넷공간에서는 쉽게 이야기를 하고 말도 많이 하는 걸 보면 사이버 공간은 평소에는 할 수 없었던 것을 좀 더 자신감을 가지고 할 수 있는 곳이 아닐까.. 주위 사람들의 시선에서, 비난에서 벗어나 좀 더 자유롭게 많은 것을 할 수 있는 곳이 사이버 공간이 아닐까..그래서 사람들이 사이버 공간을 자주 찾지 않을까..
어른들은 늘 걱정하신다. 사이버 공간속에서 우리들만의 언어, 우리들만의 표현들로 우리의 한글을 손상시키고 세대차이를 부추긴다고.. 하지만 우리들은 그 사이버 공간속에서 우리들이 평소에는 하지 못할 그런 것들을 할 수 있고 실현할 수 있게 된다. 모르는 사람에게 말을 붙이는 일, 어른들을 비난하는 일,
친구에게 사과하는 일 등.. 얼굴을 맞대고는 할 수 없는 일이 사이버 공간에서는 쉽게 할 수 있는 것이다.
나는 사이버 공간이라는 곳에 대한 정의를 이렇게 내리고 싶다. 평소에는 가지지 못하는 그런 알 수 없는 용기를 가지게 되는 곳이라고 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