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디로 갔는가 나의 영혼아!
꿈에도 그리워 밤마다 보듬어 안고 지새는,
아침에 일어나 먼저 생각하는,
옮기는 걸음 걸음 함께하여 깊어지는,
돌아서도 돌아선 자리 늘 그 언저리를 떠나지 않는,
식사 중에도 어른거리며 말하는,
날마다 깊어가는,
긴긴 날 숨결이고 마음이고,
의지이며 소망이던,
나의 글 나의 영혼아!
어디로 갔는가?
밤이며 아침이며
또다시 새로운 날이 밝아와도
바라보는 하늘에는 외기러기만 울고,
나의 영혼은 겨울 모진 바람에 서걱거리며 흔들리는 갈대인양
목이 쉰 채 말할 수가 없구나.
혹 생활이 영혼을 끌고 골 깊은 언 땅으로 데려갔을까 싶어
가슴을 부비고 닦아도 보지만,
그 부시게 빛나던 마음의 창에는 오히려 녹이 끼어든다.
피와 다름 없는,
검붉은 쇳녹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