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디를 가나 문학을 좋아한다고 말할 수 있게 된지가
알게 모르게 지나가서, 이제는 올해 달력을 반이나 넘겨가고 있다.
미처 자라지도 못한 작은 마음으로 써나가는 글이
잘 쓰는 것도 아니고, 칭찬받을 만한 글들도 없지만,
순수한 애착으로 계속 써나가고 있다.
그러던 중에 언젠가 내 머리를 복잡하게 만드는 일이 생겼다.
...그런 것일까?
내가 문학에 관심을 두고, 일상에서 그것을 좋아하는 동안
문학에 관심이 없는 어른들이나 아이들의 반응은
필요가 없다느니, 쓸데없다느니 그런 식이었다.
이런 말들에서 나는 굳이 우리나라라고 단정지을순 없지만,
우리가 사는 이 시대는 너무나 실리만 추구하는 것이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든다.
두서없는 이 말에다 주석을 달자면
우리 사회가 추구하는건 내가 보기엔 '돈'이다.
우리는 한 해에 배출되는 그 수많은 대학졸업생들을 감당할 만한
많은 회사를 가지진 못하였고, 여러번의 경제위기 가운데에서도
무분별하게 늘어나버린 대학교가 이유라고 생각된다.
간단히 말해서 高학력자가 너무나도 많다는 점이다.
고학력자.. 이것은 사회인의 잣대를 학업으로 점점 더 몰아가며
입시문화의 가속을 주도했고, 입시문화속의 세계화라는 이름 앞에서
우리가 부르짖은 영어는 국어의 한보 진퇴를 가져왔다.
하지만 우리가 간과하지 말아야 할 사실이 국어의 중요함이다.
영어는 살아가면서 필요할 사람들이 배우는 것이 옳은 일이다.
하지만 우리는 교양에 그치지 않는 영어를 배우고 있고,
영어나 다른 언어를 배우는데에 많은 시간을 투자한다.
그러나 모두가 영어나 타 국어를 중요하다고 인식하고 있는 것은
애초에 시작된 영어물결이 그 원인이며, 분명 그 도가 지나친 일이다.
영어를 배운 사람들은 자신이 배운 영어로 그들의 가게나 회사의 이름을
모조리 영어로 사용하고 있고, 생활용품역시도 영어가 없는 것은 없다.
국제경쟁력에서 영어는 필수적이다.
아직 우리의 힘이 세계인들이 한글을 배우고 사용하게 할 수는 없으므로
영어는 우리에게도 필요하지만, 국어를 버려두고 다른 나라에서 물 건너온
서양의 언어를 모두가 배워야 한다는 것은 잘못된 것이라고 본다.
영어로 주눅 늘어선 거리가 없었다면, 우리가 영어를 사용할 일은 얼마나 될까?
일본을 따라서 영어를 제2국어로 지정하자는 의견도 있다.
이것은 우리의 것을 새로운 것의 밑에다 두고선 새로운 것을 빌리자는 말이다.
잘못된 것은 정부의 정책때문이라지만,
우리의 국어에 대한 새로운 인식과 영어사용의 적절한 절제가 이루어진다면
국어를 다시 살릴 수 있지 않을까?
일제시대때 이루어진 전통의 망각과 급속한 경제발전의 산물로 남은
서구의 보편화된 문화속에서, 우리에게 살아있는 유일한 정신은 '한글'이다.
전통문화의 보존을 부르짖는 소리와 영어물결이 들이닥치는 이 사회속에서,
우리의 국어를 살리는 일은 다른 어떤 일보다도 중요할 것이다.
우리의 자랑, 가장 아름다운 언어.
국어에 관심을 두고 문학을 즐기는 일이야말로
이 시대에 우리에게 남겨진 숙제를 해결할 열쇠가 될수있지 않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