며칠간 감기때문에 고생 좀 했습니다.
전에는 홀로 죽어라 밤길을 쏘다녀도 찾아와주지 않던 감기녀석이 당신을 만나고 나서부터 슬금슬금 코끝을 간지럽히고 도망가기를 수차례, 결국은 그 놈이 쳐놓은 그물망에 그만 덥썩 걸려들고 말았습니다. 힘겹게 그물망을 찢고 나왔건만, 안간힘을 너무 쓴 탓일까요. 아직까지 정신이 없군요.
전에 감기에 걸렸을때는 밤새도록 너 죽고 나 살자 하면서 남들 다 꿈나라로 훌쩍 넘어들어간 야심한 무렵이건간에 피 튀기는 결투를 질리도록 되풀이하곤 했는데, 당신을 만나고 난 후로는 사랑하는 마음이 습관이 되어서인지 감기가 내 골방문을 부수고 쳐들어온댄들 기꺼이 웃으며 페어플레이 할 수 있었습니다. 감기녀석이 당황할정도로 말이죠. 사랑이, 젊음의 경고누적을 밥먹듯 해대던 자갈밭 그라운드의 더티플레이어를 순식간에 세계 제일의 페어플레이어로 바꿔버리는 군요.
경기가 끝날때까지, 영원히 페어플레이 할 수 있었으면 좋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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