참 많은 여성들이 그 사람을 동경했다고 들었다...
그리고...난 지금 그 사람을 동경하는 건지...동정하는 건지...아님 연민을
느끼는 건지는 알 수 없지만...그 사람의 삶에 대해...끊임없이 생각하며
내 삶을 보고 있다...
나는 이제 고3 수험생이다...이 중요한((?)솔직히 내게는 별로...) 시기라고
말하는 이 때에...
나는...전혜린이 남긴 글들을 모아놓은 수필집 '그리고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를 읽고...딜레마...에 빠져버리고 말았다...아악
그 여자...그녀라고 부르기엔 미안한...한 인간으로서의 존재...전혜린...
그래서 나는 그 사람이라고 부른다...
사실...그 사람을 알게 된 건 교과서에서였다. 문학 (하)라는 교과서에
먼 곳에의 그리움(Fernweh(?))...의 일부가 실려 있었다...
집시의 피가 한방울 섞여있을 지도 모른단 생각을 할 정도로...자유분방하고
또 자유를 갈구하는 사람...그리고...먼 곳을 그리워하는 사람...
아마도 자살일 거란 이야기...와 또 그 사람의 가족이야기를 선생님께 들었다
솔직히 나와 조금은 비슷한 사람이란 느낌도 있었고 참 멋진 사람이면서
또 매정한 엄마구나라는 생각만 가지고 있었다...그리고 이내 그 사람은
내 의식에서 사라지고 있었다...
무슨 일일까...내가...그 책을 읽게 된 건...어떤 이유일까...
나의 독특함-_-;;; 을 조금 알던 친구가 재밌게...괜찮게 읽었다며
그 책을 추천해주었다. 난. 그 먼 곳에의 그리움을 교과에서 보고 한번쯤
읽어보고 싶긴 했기 때문에 빌려서 읽었다...
이어령이란 사람과 전혜린 동생 전채린이란 사람의 글이 먼저 실려 있었다.
그렇기 때문에 내가 제일 처음 그 책으로 접하게 된 사람은 전혜린이 아니었다
뭐 사실 그런 건 상관없었다...결국은 만났으니까...
둘 다 전혜린은 불꽃처럼 열정적인 사람이였으며 또 자신의 삶을 완전히 살다
간 여자라고 했다...
솔직히...난...생각한다.
그 사람이 아니였기 때문에...모르는 거다...
내가 조금 비관적일 수도 있지만 난 생각한다...(고로 나는 존재한다...(?))
이 세상 그 누구도 자신의 삶은 완전히 살 순 없는 거라고...
그리고 그 글에서 만나게 된...전혜린은...참...불쌍한 사람이기도 했고...
동경의 대상이기도 했고...또...존경스러운 어머니이기도 했으며...도저히
이해불가능한 사람이기도 했다...
아마도...그나마..내 친구들 중에선...내가 전혜린을 좀 이해하는 것 같다.
이미 먼 곳에의 그리움이란 글을 보며 참 '다르며' 이해할 수 없는 사람으로
인식해버린 친구들도 많고...또 선생님도 그런 식으로 설명하셨다...
'다른' 사람이였다고...
...............................................
다른 사람...그게...좋을 수도 있지만...또...그것때문에 끊임없이 아파하는
사람도 있다는 걸 왜 모르는 걸까...
그 사람의 책...거의 끝부분에 부록으로 실려 있는 일기들...안타깝기까지
하다...가을이 되면...아무 것도 하지 못하고...아주 심각한 ...우울증에
걸려버리기도 하며...자기 분신이라며 아끼고 사랑하던 딸과 떨어져 자신만의
시간을 갖고 싶어하는 자신에 대해 고민하기도 한다
물론 그 사람이 자살로 죽었다면...괴로워서 ...너무 힘들어서...삶에 지쳐서
선택한 길을 아니라고 믿는다.
오히려...그 두 사람의 말과 다르게...자신의 생애를 완전하게 살 수 없음을
알고...자신을 완전한 존재로 만들기 위하여...그 사람이 언급했던....
'데미안'에 나왔던 글귀처럼 알을 깨고 세상밖으로 간 건 아닐까 하는 생각도
들고...또...
그렇게...간절히 그리워하던 먼 곳...에 가고 싶었던 게 아닐까...
그 사람의 먼 곳은 한 군데가 아닐 것 같다...
그 사람은...참...많은 곳을 수없이 돌아다니며...영원한 '손님'으로
남을 것 같다...
지금 내게...참...지독하게도 깊이 들어온 사람...전.혜.린.
살아있다면...지금...꽤 연로하신 분이시지만...그 책에 남아있던 그 사람은
그리고...내게 와닿은 그 사람은...한없이...여리고 작은...하지만...힘있고
강한...알을 막 깨려고 발버둥치고 있는......................새가 되기 전의...
새 같아 보인다...지금...내가 이 사람에게 가지고 있는 애착은 정말...엄청나다
...........정말...간절히...바라고...원한다...그리고 기도한다...
내 눈물로 기도한다........그 사람이 꼭 행복하길...그리고...
그 사람이 간절히 원했던...'자유'를 찾았길...그리고...
어딘가에서...가능하다면...그 사람이 애타게 그리워하던 그 '먼 곳'에서
한번쯤 만나고 싶다...솔직히...난 그 사람과 계속 관계를 유지하고 싶지만
그 사람은 원하지 않을 것이며...솔직히 나도...관계를 유지한다는 것이
두렵기도 하다...어떻든...그 사람이 행복해져있고...그리고 원하던 삶을
찾아 어딘가에서 살아가고 있길 바란다...
여하튼...그 ...책을 읽고 나서...내 숨어있던 모습을 하나씩 발견할수록...
두려워지며...내 자신이 너무 힘들어지는 걸 느낀다...
죽음으로...완전한 나를 만들기엔...난 아직 어리고...아무 것도...이루지
못했다는 생각도 든다...
허나...죽음에...대한 생각이...조금 더...많이 너그러워진 것이 조금 두렵고...
또...가장..........................암담한 것은...
뭐든지...간절히 그리워하고...바랄 때가...행복한 거란 걸...너무 잘 알고
있단 거...
그래서...내 꿈을 이루어도...내가 행복해지지 않을 거란 불안함...
그래서 한없이 꿈꾸어야 하고...욕심내야 한다는 거...
내게서 꿈과 욕심이 사라지는 날...난 완전한 삶을 만드려는 죽음이 아니라...
벼랑끝에 몰린 죽음을 택할 거란 거...
.......................날...유일하게...이해해주고...날 알아보던...
어떤 영혼이...떠나버렸다는 것...그것 하나 만으로도...지금 나는 충분히...
벼랑끝에 몰렸다.
그러나...내가 죽음을 택한다면...완전한 삶을 위한...죽음을 택하고 싶지...
벼랑끝에 몰린 죽음을 택하고 싶지 않다는 것이 다행이다...
...그 사람...살면서도...행복한 순간이...정말 순간 순간이였기 때문에
그 행복을 소중히 여길 줄 알았지만...삶이 행복하진 않았던 사람(내가 생각
하기엔...물론 남의 삶을 행복했다 불행했다라고 평가하는 건 우습지만)...
솔직히...조금 황당한 생각일 지도 모르겠지만...어쩌면 그 사람은...'삶'이란
것 자체가...힘들 것 같기도 하다...'삶'은 순간이 아니니까...
하지만...그 순간으로 인하여...그 '삶' 속에서 행복을 찾았고...또...행복을
원했고...결국...자신이 다신 그 행복의 순간을 맛볼 수 없음을 알고 슬퍼하긴
했었지만...
그래도...그 사람의 '삶'에 행복했던 '순간'이 있음이 다행이고...또...우스운 건
내가 느낄 수 없는 '행복'이라...그 사람이 '행복'했던 순간들만...이해할
수가 없다는 것...
..................그 사람처럼 살고 싶단 말은 하지 않겠다...
나는 나이길 원하는 사람이며...또 소위 '남'이라고 하는 사람들과 다르게
살길 원하는 사람이기 때문에...
하지만...그 사람이 걸어갔던 길을...조금은 걸어보고 싶은 마음도 있다...
그래서 언젠가부터...나는 단 한 번도 가보지 못한...하지만...그 사람의
글에서 수없이 가 본...그 사람이 머물렀던 공간들에...간절한 그리움이
생겨버리고 말았다...
하지만.................난 그 사람이고 싶지 않다...
뭐...내가 그 사람이 아니기 때문에 그 사람이 간절히 그리워하던 그 '먼 곳'에
갔는 지는 알 수 없지만...난...그저 그리움으로 묻고 싶다...
어쩌면...그 사람도...그 그리움을 묻었는 지도 모른단 생각도 해본다...
그 사람은...행복이 '순간'임을 아는 사람이니까...
그리고...나는...'소유' 그리고 '실현'은 곧...그 그리움과 행복을 소멸시키는
것을 아는 사람이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