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람이 분다.
먼데서 분다.
폭풍이 밀려 올것이다.
밤새 비 바람 폭풍이 불어 올것이다.
그것을 알수 있는건 바람을 느끼기 때문이다.
차가운바람
더운 바람
매서운 바람
비을 몰고 오는 바람
바람이 모두 같다고 애기하는건 잘못된것이다.
바람은 마치 운명을 예고하는 소설 속 복선의 구실을 한다.
차가운 바람이 북서쪽에서 불면 비가 올 조짐이다.
더운 바람이 저 산자락끝에서 불면 그 반대쪽 하늘에 폭풍이 걸려 있다는 것이고...
늘 그렇다.
바람은 결코 나을 피하지 못한다.
그런데 요즘 몇달동안 이상한 바람이 불어 온다.
비도 눈도 아무것도 담지 않은 느낄수 없는 바람이 분다.
늘 당황하곤한다.
정체모를 바람이 불면 난 아무것에도 대처하지 못한다.
하지만 두렵지도 낯설지도 않다.
다만 정체 몰라 의아해 할뿐이다.
어제도 그랬다.
긴 근무가 끝나고 내 배고픈 영혼을 달래기 위해 담배잎을 젖시는데
어둠속에서 빛나는 두개의 눈동자처럼 살며시 그리고 분명히 그 바람은 불었다.
가슴이 뛴다.
또 쉽게 잠을 이루지 못할것 같다.
이 긴 군생활이 끝나면 바람이 불어오는곳으로 가야겠다.
그녀가 있는곳으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