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오랜만이지.. 이름 이렇게 불러보는것도...
무척 낯설게만 느껴진다. 너란 아이한테도, 이렇게 편지를 쓰고 있는 나 자신한테도..
어쩌면 나도 모르게 은근히 기대하고 있었는지도 모르겠어. 그때랑은 다르게 우리도 조금씩은 자랐을테고 약간은 어색할지도 모르겠지만, 서로 이해할 수 있는 시간은 충분히 됬다고 생각했어.
어쩌면 아직 충분히 만끽해보지는 못한 짧은 삶에서 가장 안좋고 가장 힘든 기억속에만 남아있는 너였으니까.. 솔직히 다른 아이들은 상관없는데 유독 너만 어쩌다 마주치면 그때가 바로 떠올라서 금새 우울해지곤 했어. 왜 너만 보면 그때를 회상하게 되는지 아직도 잘 모르겠어. 솔직히 조금은 미워. 그래도 요즈음은 조금씩 무감각해지고 있는데 갑자기 이런 말을 해서 다시 생각나게 하니까..
하지만 너 그거아니? 늘 나 혼자서만이라도 친구로 생각했어. 특별한 친구.친구아닌 친구.가장 기억에 남을 친구.
어쩌면 나중에 후회할지도 모르는 잃었던 소중한 사람을 다시 찾게 된 것 같아서 기뻐.
..계속 숨통을 조여오던, 무거운 굴레를 벗어나는 느낌이야.
고마워. 기다릴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