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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와 달 (4)

조각별     날짜 : 2010년 12월 22일 (수) 5:06:16 오전     조회 : 5153      
<호수가 있어. 넌 나다니기 싫어하니까 아직 발견하지 못했을지 모르지만 이 근처에 호수가 있어. 음, 아마 호수일거야. 내가 보건데 늪은 아니야. 물이 아직은 찰랑거리거든, 바람이 불 때마다. >
 이 곳에 정착한 지 십 년이 넘었는데, 이 동네에 호수가 있다는 건 금시초문이다. 그럴 리가 없다. 아무리 나다니지 않았더라도 바람에 실려오는 소리라도 들었을 거다. 만약 정말 호수라는 게 있다면 말이다. 뭐, 이런 거 있지 않은가. '오늘은 호수로 낚시 하러 가지.' 라거나 '호수에 드디어 얼음이 얼었어. 애들 데리고 스케이트 타러 가는 건 어때?' 라든가 '호수로 산책 가지 않을래?' 등등. 십 년 동안 이런 말을 한 번도 듣지 못했다는 건 있을 수 없다. 이 동네에 호수가 없다는 증거이다.
<넌 뒷산에 산책길이 나 있는 것도 모르고, 약수터가 있는 것도 모르면서 호수가 없다는 건 어찌 그리 자신만만하게 정하니? 호수, 있거든.>
 하여, 오늘 밤 나는 달님에게서 호수 - 우리 동네에 있다는 - 이야기를 듣게 되었다.
<생각보다 꽤 큰 호수야. 배를 띄울 수 있을 만큼 넓어. 그 호수로 가끔 나들이를 가는데 말이야, 요즘 녀석이 기운이 없어. 오랜 친구가 갑자기 연락도 없이 사라져버렸다는 거야.>
 혹, 이유를 짐작하지 못하지만 연락이 끊긴 지인은 없는가. 한둘 쯤은 분명히 있을 것이다. 자신이 딱히 잘못한 일은 없는 듯한데, 갑자기 소식을 알 수 없게된 사람들. 가끔 수십 년이 지난 다음에 풍문으로 소식을 듣게 되기도 하지만 대개의 경우 - 드라마와는 다르게 - 기억 저편으로 사라져 버리는 존재. 나에게는 그런 사람이 몇몇 있다. 상당히 가깝게 지냈는데, 어느날 연락을 하지 않게 된 사람들. 시절인연이라고 위로하고 치우는 일이 다반사지만 때로 잠못 이루는 저녁이면 '왜 시절 인연밖에 되지 못했을까'를 생각할 수밖에 없는.
(어떤 친구인지 모르지만 아마 큰 이유는 없을거야. 그저 때가 그렇게 다가왔을 뿐일거야. 다시 한 때의 인연으로 만나게 되겠지. 아니어도 상관없고. 우리가 하나의 깊은 인연을 맺는다고 해도 말이야, 그 시간은 백 년을 넘기기 힘들어. 그게 몇 십 년 만에 끝났다고 해서 허전해할 필요는 없지 않을까. 언젠가는 헤어지는데.)
<그렇게 차가운 척하면서 얘기하지 마. 인연으로 만나는 것이 얼마나 소중한 일인데, 말을 그렇게 하면 덜 허전하니?>
(호수가 허전하다든? 누군데?)
<별.>
(생명이 다해서 없어졌거나, 행성과 충돌해서 산산조각났거나, 궤도를 이탈했거나.)
<그건 과학이고, 우리는 지금 감정과 인연에 대해 이야기하고 있는거야.>
(한 번 보이지 않게 된 별이 다시 나타나는 일은 드물지 않나. 행성은 아니었을 거고. 오래 사귀어 친하게 된 별이면 오래 늘 같은 시간 같은 자리에서 빛났을거잖아. 그게 없어졌으면 인연은 끝이야. 새로운 별을 사귀라고 해.)
<그건 쉽지 않아. 감정은 그리 쉽게 움직이지 않는 법이라고.>
 호수의 시간과 별의 시간이 서로 맞지 않아 누군가 먼저 사라져갔다. 그건 과학의 문제로 보이나 또한 비과학의 문제일지도 모른다. 인연은 억지로 맺어지는 건 아니라고 하는데, 그래도 인연은 쉽지 않으니 끝까지 잡고 잇으려 하는 게 잘못은 아니다 . 호수는 지금 인연을 위해 노력하고 있는 중이다. 우리는 과연 그런 노력을 하고 있는가. 우리의 나태와 게으름 그리고 비겁함이 인연을 소홀히 대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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