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 3학년들의 졸업식이 있는날이였다. 나는 나이는 졸업할 나이지만 유학을 갔다오는 바람에 또래애들의 졸업을 티비로만 구경하고 있었다. 아니, 반 전체가 티비만 켜놓고 딴짓을 하고 있었다. 새로운 학기를 이끌어갈 반장이 되긴 하였지만... 난 사실 내 자신조차 제대로 이끌어가지 못하는 무능력자이다. 특히 나의 분노는 같은반에 있는, 한때 모든것을 공유했던 그녀로부터 이끌어올라 주체없이 타오르고 말아버린다. 작년에도 같은반이였지만 그때는 좋은감정으로 하지만 지금은 무어라 말할수 없지만 외로움, 후회, 슬픔, 분노, 그리고...미련이라는 감정을 갖고 있다. 2개월동안 그녀를 만나지는 않았다. 그렇지만 문자를 주고 받고 전화통화를 하였지만, 난 언제나 그녀를 괴롭혔다. 마지막으로 대화를 나눈것은 기억이 나지 않지만...그녀가 나를 배신했다는 오해에 사로잡혀 그녀에게 아무렇게나 대한 날이였다. 너를 죽이고 나도 죽어 평생같이 있겠다는 말까지 했으니 얼마나 절망적이였을까. 그리고 그 다음날, 감기몸살이 걸려 병원에 갔다온후에 무언가를 깨닳았다. 난... 더이상 그녀를 그렇게 대할수가 없다는 존재가 되어버렸다는것을... 그래서 아무리 그녀를 괴롭혀도 하지 않았던말 '우린 아무사이가 아니잖아' 을 해버린것이다. 그녀의 반응은 오히려...... 나를 귀찮다는 것이였는지 또는 실망했다는 의미였는지... 아무 말이 없었다. 그리고 3학년들의 졸업식날 난 그토록 그리워한 그녀를 만났다. 난 그녀의 뒷모습만 보았다. 학년으로 따지면 이젠 고3이 되는 우리(어색하지만)여서 공부에 열중하고 있어야하기 때문이다. 난 그녀의 뒷모습만 봐도 알지못하는 감정이 솟구쳐 올라 그녀를 오랫동안 쳐다보지 못하였다. 그리고 나로 하여금 오해하게 만든 장본인을 찾았다. 그는 내가 그녀와사기는 시절, 그 사실을 모른체 계속 그녀에게 접근하여 나를 힘들게 하였었다. 난 언제나 그사실로 화가 나있었고, 그녀는 우리의 관계를 숨기며 그와 몇번 만났었다. 그럴수록 난 알고있었다. 그녀의 맘속에 내가 들어갈 공간이 좁아졌다는것을... 하지만 그녀는 우리의 관계를 끝까지 말하지 않았고, 우리는 끝을 마주하게 되었다. 몇일이 지나 난 그녀에게 내가 잘못했으니 돌아와달라고 애원했지만 그녀는 나보다는 그가 더 소중하였기에... 나를 뿌리쳤다. 그래서 난 그녀석은 당연히 싫어졌고 내 사랑에도 배신감을 느껴 짜증을 내기 시작했다. 하여간 그는 학교에 도착하지 않았었다. 다행이기도 하였지만... 알수없는 불안감은 언제나 내 마음속에서 꿈틀거리고 있었다. 난 반아이들 몇몇과 영화를 보았지만 집중은 하지않고 나의 어두운 구렁텅이에 빠지고 있었다. 그때, 그가 도착하였고... 난 더이상 내 자아가 망가지는것이 보고싶지 않아 자리를 피하였다. 무슨얘기를 나누었는지 얼마나 오랫동안 그시간이 흘렀는지 난 몰른다. 난 이반 저반 떠돌며... 누구에게 말을 걸기도 하였지만 그 누구가 내 구렁텅이에 빠질까바 분주하게 이리저리 옮겨다녔다. 종례시간이 되어, 난 그녀의 앞모습을 드디어 볼수 있었다. 그게 몇초였을까? 그리 길지도 않았지만 내시선을 고정시킨체 그녀의 몸 구석을 흩어보았다. 새로운 안경, 처음 보았을때의 단발머리, 그리고 그녀의 아기자기한 웃음, 어느것 하나도 변한게 없었다. 변한건, 이젠 그녀는 나에게 햇빛을 비춰주지 않는다는것이다. 그녀는 나를 한번도 (적어도 내가 그녀를 보고있을동안은) 나에게 시선을 주지 않았다. 그리고 그녀는 그와 함께 먼저 사라졌다. 그녀의 목소리는 봄의 새의 노래였지만... 나는 죽어있기에 들리지 않았다.
혜주야 도대체 사랑이란 무엇일까? 내가 너를 이렇게 원하는 것은 사랑이 아닌 어떠한 저주 또는 불행일까? 나는 아무것도 모르겠다. "사랑한다" 라는 말이 이젠 너에게 무슨 의미가 있고 나도 그 뜻이 무엇인지 모르겠다. 왜 사랑은 한번에 기회밖에 주지 않는걸까? 나에게 한번 더라는 행운이 당첨된다면 난 그때는 너를 절대 울리지 않을수 있을까? 혜주야 사랑해 고마웠어. 이젠 너의 소식을 어디서도 접할수는 없겠지만 부디 나를 기억해줘. 니가 한때 진정 사랑했던 한 남자로 말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