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직도 나는 꿈을 간직하고 있다
작은 상자에 넣어서 곱게 곱게 침대 밑에 밀어 넣어두고
밤마다 나는 꿈을 꺼내 곱씹는다
스무살이 넘어서도 아직 갈피를 잡지 못하고
어떤 하고 싶은 일들도 붙잡지 못하고
매일의 시간들이 죽어서 하늘로 승천하는 것을 바라봤다
그리고 밤마다 별처럼 반짝이는 시간의 자국들을
손톱으로 꾹꾹 눌러가며
꿈을 곱씹는다
어떤이의 삶이 성공했거나 혹은 실패했거나
혹은 특별하거나 평범하거나
혹은 기쁘거나 슬프거나
그런 것을 결정하기에 스물둘을 아직 이른 것이라고 믿고 싶다
그러나 서른 살에도 지금과 똑같은 꿈을
침대 밑에 아무도 몰래, 정말 누구도 몰래 숨겨놓고
밤마다 노파처럼 꺼내서 질겅질겅 곱씹을까봐
나는 두렵다
혹은 마흔살에도 혹은 죽는 날까지
매일의 시간이 하늘로 떠나가는 것을 바라보게 될까
나는 정녕 두렵다
그러나 나는 지금 현재의 자리에 안주하고 말아
스스로의 울타리를 만들고 그것이 감옥인줄 모르고
거울만 들여다보다 죽을 것인냥 집착한다
현재에서 벗어나면 죽음뿐일것처럼
아직 세상 밖으로 한걸을 발을 내딛지 못하는 불구자처럼…
아직도 나는 꿈을 간직하고 있다
그리하여 나는 두렵다
12.12
꿈은 이루어지지 않을 때 꿈이랍니다.
꿈이 이루어진다면 그것은 현실이 되지요. 그러나 현실이 되면 꿈은 아무런 가치가 없어요.
꿈을 이룬다.. 참 희망차고도 아깝죠. 꿈을 이루기 위해 노력했던 과거가 끝나버리다니.
그러나 인간은 꿈을 이루기 위해, 보다 나은 현실을 만들기 위해 살죠.
과정을 이루어가는 사람은 좋은 결과만 바라보지요.
하지만 결과를 이루고 나서는 좋은 과정을 그리워합니다.
어느 쪽이든 좋은 과정과 좋은 결과를 이루기 위해 힘써야 하지 않겠어요?
01.14
연금술사에서처럼 말씀하시네요. 꿈을 이룰순 있지만 그 꿈을 이루고 나면 자신을 지탱해왔던 희망이 없어질까봐 두려워서 그 꿈을 이루지 않고 살아가죠. 그래도 전. 꿈을 이룰래요. 그 꿈이 현실이 되면 또다른 꿈을 꾸죠. 그렇게 영원히 꿈을 꾸면서, 이루면서 살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