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런 손님 저런 손님
고신 의료원 앞마당에 출입구부터 택시 승강장 까지 빈 택시가 U 자를 그리면서
손님을 기다린다. 내 차례가 되어서 20대쯤 보이는 청년이 차를 타지는 않고
차 유리문을 두드린다.
유리문을 여니 “아줌마 여기서 하단까지 얼마입니까?” 묻는다. 나는 미터기를 가르치며
미터기 요금 받습니다. 그 청년은 “하단까지 3000원이면 갈수 있습니까?” 다시 묻는다.
“아니요 요금이 한5000원 나올 겁니다. 차비가 3000원 밖에 없습니까?” 반문하니
그렇다고 대답했다.
가끔 아줌마 어디까지 얼마 나옵니까? 묻는 사람이 있는데 대부분 차비가 모자라는
사람이다. 차비가 모자란다고, 도중에 내리라고는 할 수 없다. 나는 다 목적지까지
모셔다 드린다.
그 청년은 하단 목적지 까지 와서, 5000원 짜리 한 장을 준다. 나는 “아니 왜 돈이
있는데 3000원밖에 없다고 그래요? 한 톤 을 높여서 물어보니, 내가 신호공단까지
갈 차비입니다. 그 말에 진해 행 버스정유소 까지 갔다. 청년은 고맙다고 함박웃음
을 날리며 45 각도로 인사 까지 했다.
시내를 이리저리 돌아다니다 시계를 보니, 11시11분 빼빼로 데이다. 이제는 집으로
들어갈 시간이다. 차머리를 집 방향으로 틀어 놓아야한다. 충무 동 로터리 앞에서,
양복을 잘 차려입은 교수님이나, 회사 중역쯤 보이는 50대 신사를 태웠다.
문을 여는데 술 냄새가 확 풍긴다. D아파트입니다 그래도 기본 거리니까 얼른
데려다 주면 그만이다. 아파트 현관 입구 까지 갔다. 얼마입니까 묻는다. 나는
기본입니다. 하는데 주머니를 뒤적뒤적 하더니 “아줌마 차비 선불 주었지요 한다.
아저씨! 택시 요금을 누가 선불 줍니까? 말하는데 요금이 100원이 더 올라
1600원이 나왔다. 보세요 이제는 100원이 올라 1600원이 나왔네요. 말하는 동시에
주머니에서 2000원 꺼내더니, 문을 열고 나가려한다.
아저씨 잔돈 500원 받으세요. 하여도 나를 휠~끗 보더니 신경질적으로 거칠게
닫고 나갔다. 가끔 취객을 태우면 시비하는 손님도 있다. 처음택시 할 때는 파출소
에 많이 갔지만, 지금은 요령이 생겨서, 시비를 걸어오면 아저씨 제가 뭐 실수 한
것 있습니까? 서운한 것 있으시면 마음 푸세요. 말한다.
말 한마디에 천량 빚을 갚는 것이다. 이 손님은 잔돈도 안 받고 말없이 내리더니,
내차 넘버를 읇 조리는 것 같았다. 아파트 라 후진으로 돌아 나오는데, 한쪽 발은
현관 계단에 올려놓은 상태로 내차 넘버를 끝까지 보았다.
그런데 동전 500원을 들고 차 밖으로 나가서까지, 아저씨 마음 푸세요. 하기는 싫었다.
그냥 돌려서 나오는데 웬 지 마음이 뒤를 안 닦은 것처럼, 찜찜하다. 오늘은
손님 없어 힘들고, 끝까지 무거운 하루의 마무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