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침 바다를 보며
어제는 비번이라 일찍 잠자리에 든 덕분인지, 눈을 뜨니 아침5시 창밖을 보니 유리창이
성애 비슷하게 촉촉하게 적어있다. 봄이라고는 하지만 바깥기온은 아직까지 낮은 모양이다
반팔로 있다가 가디건 을 걸치고 베란다의 창문을 열어 아직까지 미명인 채로 있는 다대포의 앞바다를 느긋하게 바라보았다.
모자 섬 을 뒤로하고 더 멀리서 등대불이 반짝인다. 하늘의 별이 바다에 떨어진 것처럼
아주 나지막하게 별처럼 반짝거린다. 머리가 맑아지고 오늘의 신체 점수는 옛날 어린 시절의 점수 등급 기준 표 의 “수”를 주어도 될 것 같다.
도심의 apt속에서 등대 불을 볼 수 있는 것은 얼마나 큰 축복인지! “오 하나님 내생의 마지막 시간 까지 바다를 보는 축복을 해 주옵소서” 건강에는 늘 자신이 없지만 모처럼 즐기는 상쾌한 아침의 바다를 보며 나도 모르게 읊조린 짧은 기도이다.
아침을 맞이할 수 있는 것은 일상적 인 것처럼 보이지만 정말 큰 축복이다 19일 비번 때의 일이다 택시 선교회에서 40명이 소록도에 가기 로 했다. 작년에는 바쁘다는 핑계로 못가고 이번 에는 꼭 가야지 하면서 약속을 했다. 소록도 하면 불행하게 살았든 “보리피리”의 시인 한 하운 씨를 연상하는 정도다.
손가락 한마디
한 하운
간밤에 얼어서
손가락 한마디
머리를 긁다가 땅위에 떨어진다.
이 뼈 한마디 살 한 점
옷깃을 찢어서 아깝게 싼다.
하얀 붕대로 덧싸서 주머니에 넣어둔다.
날이 따스해지면
남산 어느 양지 터를 가려서
깊이깊이 땅 파고 묻어야겠다.
사회와 격리되어 살아가는 그들의 울음 과 육신의 고통이 묘사된, 이글을 어릴 적에 만나고 전율 치듯 한, 감동이 아픔으로 다가온 기억이 지금도 생생하다. 시대적인 변화로 호칭을 나 환자 라고 대접해서 부르지만 얼마 전 까지도 문둥이라고 불렸다.
한쎈스 병이라는 그분들의 상태와 생활상 도 궁금 하고해서 꼭 가고 싶었다. 환자들에게 우리가 마련한 작은 선물과 하루를 봉사 하는 일이다. 출발은 아침 7시라고 하면서 6시 30분 까지 모이라고 했다
나는 야행성인지 늘 야간에 일을 해왔다. 아침에 도저히 일어날 수 없을 것 같아 알람시계 을 맞추어 놓고 잤다. 따르릉 소리는 들었는데 무의식 적으로 눌러 버렸나보다.
눈을 뜨니 6시 세수도 하는 둥 마는 둥 출발을 했는데, 도착하니 7시 3분 모두 출발한 후였다 성경에 나오는 기름을 준비 하지 못해서 예수님을 만나지 못하고 슬피 운 다섯 처녀처럼 되어 버린 격이다 그날의 허탈함이란..............,,,
나는 지금 이 상쾌한 아침에 커피를 마시며 슈베르트 의 숭어를 10번도 넘게 반복해서 듣고 있다 오늘은 좋은 일이 있을 것 만 같은 아침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