난 오늘도 어김없이 11번버스를 타고 집에 온다. 하지만 오늘은 영화를 보기 위해서 창가 쪽에 앉았다.
너비 30, 높이 40 정도의 조금만 스크린이지만, 470원에 영화를 본다는 것이 가능한 일인가?그래서 난 주저없이 들어가서 자리에 앉았다. 좌석에 앉은 나는 설레 임에 둘러싸여 안절부절 하는 동안에 영화가 시작되었다.
첫 장면은 보통 사람들이 걷는 모습이었다. 그들은 극히 평범한 사람들이었지만, 그 중에서도 각각의 사람들의 희노애락을 가지면서도 평범하게 걷는 모습에 가려져있는 모습에 나는 경의를 표하지 않을 수 없었고,같은 모습, 같은 표정으로 걷는 그들의 모습에서 평범하면서도 평범하지 않은 모습을 발견하지 않을 수 없었다.
두 번째 장면은 남녀간에 입 맞춤 이었다. 아직 나같은 미성년자에겐 낯뜨거운 장면이지만, 그들의 사랑을 단 한번의 입 맞춤으로 확인한다는 것이 너무나 행복해 보였다. 세상의 태어나서 여자한번 제대로 꼬셔 보지 못한 나로서는 아니꼽기도 하고, 부럽기도 했다.
세 번째 장면은 벤치에 누워 있는 어떤 중년의 아저씨이었다. 지금 아이들이 알고 있는 전형적인 아버지 상이었다. 가족에 대한 소외감, 회사에서의 불이익등 아버지의 어깨는 점점 무거워 지고 있다. 아버지들에게 효도를 하였으면 한다.
네 번째 장면은 방황하는 청소년들이었다. 10시가 넘었는 데도 집에 들어가지 않고, 친구나 만나고 다니는...... 가지에 누런 싹이 튼 것이다. 가지는 정상인데 싹은 누런 것은 바람과 태양과 비의 힘 아니겠는가?
마지막으로 우리 마을이 보인다. 어떠한 외부환경에 물들지 않고 저 깨끗하고 조용한 우리 마을을 보라! 바람도 불지 않는 나의 동네
문명의 때가 별로 타지 않는 그런 동네이다.
25분의 영화가 끝 났다
.........
이제 집으로 돌아갈 시간......
나의 공상도 마무리되었다.....
영화는 25분에 불과하였지만,나의 느낀 점은 내가 평생을 생각해도 모자를 것이다.
또 지금 내가 본 것은 공상에 불과하지만,내가 느낀 점은 이상일 것이다.
*공상은 창의력의 엄마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