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앰~~매앰~~
매미가 제 고향을 잃고 도시 가로수 훤한 가로등 밑에서 울고 있다.
가로등 불빛에 밤을 낮삼아 계속 운다.
4년 넘게 땅 속에서 보냈다.
어둔 땅 속에서 그 음습한 흙과 흙에 섞인 낙엽과 온갖 부스러기를 먹으며
오로지 한 달 이 여름에 제 짝을 찾아 꿈을 이루기만을 기대하며 보낸 삶이었다.
비록 흉한 몸생김과 냄새나는 흙일망정 지하는 지상보다 따뜻하고 안전했다.
내리쬐는 태양도 없었고, 언제 날려버릴지 모르는 바람도 없었다.
몸을 적시며 추위를 부르는 비도 없었다.
한 달이라는 짧은 생을 애타게 울면서 보내지 않아도 되었다.
하지만, 매미는 지하의 생을 접었다.
제 짝이 정해져 지상으로 나오면 4년의 지하 생을 찬란하게 회고할 확실한
현실이 있는 것도 아니었다. 오히려 목이 터져라 온몸으로 울다 한 달을 보내
고 주검으로 지하로 스며들기가 십상이었다.
함에도 매미는 탈피의 고통을 고치 속에서 보내고, 지상으로 비상한다.
"단지 울기 위해서 나오 것이 아니다.
단지 짝을 찾아 꿈을 이루기 위해서만 나온 것이 아니다.
이 한 번의 비상, 찬란한 태양 아래서, 푸른 하늘 밑에서,
푸르른 나무 잎을 지붕삼아 집짓고 푸르게 한 번 날아보자..."
짝을 찾아 꿈을 이룬다는 것은 죽음을 부른다.
짝을 찾지 못해 꿈을 접어도 죽음은 몰아친다.
피할 수 없는 것을 피할 생각은 없다. 해도 이 한 달의 마지막 비상과 꿈을
접을 수는 없다. 피하고 싶지도 않고, 피할 수도 없다.
한 달 지상에서의 울음과 삶이 끝나 주검으로 메말라진 부스러기로 흙으로
돌아간다 해도 결코 이 삶을 버리지 않겠다.."
매앰~~매앰~~
매미가 울고 있다.
그러나 울음은 결코 울음으로 끝나지 않는다.
울음은 메아리로, 짝을 찾고, 꿈을 꿈고, 꿈을 이룬다..
"울기 위해서 태어난 것이 아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