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각해보니 2월 2일이라던가 2월22일이 더 맞을지도?
나이도 나이지만,
코로나라고 듣도보도 못한 이런 상황 덕분에
이 날이 그 날같고 그 날이 저 날같은 일들의 연속이라
요 근래는 진짜 연도가 어떻게 바뀐건지 감도 오질 않네.
작년 재작년
코로나가 참 사람을 여러 생각을 들게 해준 계기가 아닌가 싶어.
여태껏 그 많던 지인이 회사원에서 백수가 되는걸 보기도 하고,
백수가 아니라고 해도 재택이라며 회사가 아닌 집에서 츄리닝 차림에 눈곱도 떼지않고 일을 하게되질 않나,
생전 결혼식이니 뭐니 필요없던 인연들까지 언젠가는 부르리라 붙잡고 있었는데,
돌연 제일 친하던 친구의 결혼식에도 인원제한이 있다기에 카톡으로 돈과 선물하기만 하게된 황당한 경험에
예쁜 옷, 비싼 가방은 들고나갈 일도 없게 되버렸지,
공들여 하는 화장은 마스크나 더럽게 만드는 애물단지가 되지뭐야?
여행은 또 어떻고...
아침 점심 저녁비행이 다 느낌이 다르다며 그렇게 열심히 다니가다
올해는 그냥 사람 많은 곳도 무섭고
걍 구설에도 오르기 싫길래 집 안에만 있었네.
시집을 안갈거면 주소라도 독립하라는 등쌀에 코로나 시작이라고 또 망해나가던 집들을 사자마자
하늘로 올라가버린 가격을 보고 뭐 좋지않냐 하는 소리를 하다가도
웃긴게 내가 그렇게 죽어라 일을 하고 저축을 하고 승진을 하고 그래봤자
운빨을 못이긴다는 생각이 드니 그냥 시무룩 해지더라구.
내가 지니고, 지키고 싶던 수많은 것들은
애물단지가 되거나 의미없는 것이 되는 것을 보면서
난 정말 무엇을 이룬걸까 그런 생각이 들더라구.
그리고 여길 왔어.
내가 고민하던건
어디로 여행을 갈까, 친구랑 사이가 안좋은데 어떻게 할까, 연인이 무슨생각을 하는지 몰라 무섭다, 난 무슨일을 할까..
대부분은 미지의 고민이었고,
그 고민들로 뜬눈을 지새다가도 친구나 연인과 맛있는 것 먹고 작은 것이라도 선물하면
또 좋다고 꺄르륵 거리던 참 단순하고 사랑스러운 것들이더라.
지금이야 그것들 없이도 산다 그 한마디로 그 어떤 것도 나를 종체 흔들 수는 없어.
연인도 친구도 솔직히 지금은 그냥 Thank you, next 산뜻하게 보내기에
그것이 비쌀지언정 아쉽지도 않아.
근데 아쉽지도 않아서 그런가 아무리 비싼 돈을 들였던 관계라도
작은 티끌하나만 보이면 그것이 주는 불편함이 귀찮아서 파리쫒든 쫒아내게 되더라고.
그 때는 울고불고 잠도 못자고 밥도 못먹고,
삶은 내 의지와 상관없는 곳으로 나를 떠보는 태풍이었기에
어디로 나를 떨어뜨려도 그것은 미지의 경험이어서 늘 엄청난 신선함으로 다가왔기에
질릴 틈이 어딨어, 이거 아니면 나 망한다 이러면서 뭐하나 소중한거 나오면 마르고 닳고록 품에 안고있었지.
그것이 낡아서 색을 잃고 향기가 날아가도 그건 참 소중했었어.
그렇더라고.
오늘 다시봐도 참 여전히 소중하네. 여기 잔잔한 음악흐르는 이 곳.
위로 얻고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