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나이를 떠올리는 일은 언제나 어색하다.
10대 일 때는 20대만 되어도 완성형 어른인 것 같더니,
진짜 20대가 되어보니 나는 변한게 하나 없고 직업이나 수입, 거주지 그 무엇하나 정해진게 없이 불안하기 짝이없었다.
30대가 되면 그럴 듯한 직장과 어쩌면 새로운 가족이 생겼을 것이라고 생각했고,
30대 후반이 되어서야 생각했던 것과 비슷한 모습이 되어 살고는 있는데 여전히 나는 10대일 때 내 모습이 어제처럼 가깝게 느껴진다.
언제나 덜자란 느낌이었는데, 또 내 신체는 정직하게 나이들어가고 있는 그런 이상하고 어색한 기분인거다.
그런 나에게 마흔을 앞두고 새로운 꿈이생겼다.
새롭다기보다는, 예전에 잠깐 꿈꾸다 일상에 치여 미루어두었던 일을 다시 하고 싶었다.
아주 늙은 나이라 생각하지는 않았지만, 무엇인가 새로 시작한다거나, 열정이 넘친다거나 하는 것과는 이제 좀 거리가 생겼다고 생각했다.
어디선가, 꿈이있는 한 청춘이라하더니 그게 무슨 말인지 꿈을 다시 갖고야 알게되었다.
내가 몇 년을 산 것이 무슨 의미이며, 무슨 상관이겠는가 싶은 이상한 자신감도 생긴다.
아직도 이런 무모함과 허무맹랑함이 남아있나 싶어 정말 20대가 된 것 같다. 이런 기분을 느끼고서야 '아...내가 몸뿐만 아니라 마음도 어느정도 나이들었었구나' 하고 깨닫는다.
젊어진 나는 요즘 무엇인가에 몰입할 수 있게 되었고 새로 가슴이 뛰었다.
꿈을 이루겠다는 목표보다는, 이대로 흐지부지 되지 않고 미끄러지더라도 일단 던져보기를 목표료.
이 다짐에 쐐기를 박는 의미로 오늘 일기도 몇 줄 남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