와이프는 두 아들(5살, 3살ㅋㅋ)을 키우며 전업 주부를 하고 있지만
혼자서 아이들을 보살피고 집안일까지 해내는건 엄청 힘든 일이다.
와이프가 집을 비울 때 나도 혼자서 오롯이 육아와 집안일을 하다 보니, 나도 안다.
우리의 엄마들은 도대체 이런걸 어떻게 혼자 했나 싶다.
오늘 점심에는 원래 수영장에 가려고 했다.
매일 아침 새벽에 간다, 간다 해놓고 밥먹듯이 빠지다 보니 안되겠다 싶어서...
그런데 첫째가 유치원에 간 후, 매주 화요일마다 돌아오는 문화센터 프로그램에 간 와이프와 둘째가 마음에 걸린다.
사실 와이프가 매주 화요일마다 문화센터 끝나고 같이 점심을 먹자고 했었다.
지지난주부터 먹다가, 오늘은 수영 보충을 좀 하겠다고 얘기 했는데,
와이프도 알겠다고는 했는데,
자꾸 마음에 걸렸다.
그래서 수영을 취소하고 와이프에게 다시 연락을 했다.
>맛있는거 먹고싶어
>>왜? 수영 가라니까?
>아니 오늘 저녁 야근도 하게 생겼는데 영 미안하고 마음에 걸리고...
>>됐다니깐~?
>아 몰라 나 맛있는거 먹고 싶다고 사달라고
퓨전일식집에서 연어초밥과 라멘을 먹고
직장에 복귀해서 열심히 일하다 야근 시작 전 집에 잠깐 들렀더니
원래 야근때문에 내일로 미루려던 청소를 싹 다 해놨다...(원래 청소는 내 담당임)
그것도 유치원에서 하원한 첫째 아들까지 다 있는데...
분명 오버페이스다
좋은데 너무 고맙고, 미안했다.
원래 먹으려던 점심을 다시 먹기로 했던 것 뿐인데
그게 와이프에게는 큰 힘이었나 보다.
싸울때는 정말 죽도록 미울때도 있지만
가끔 이런 모습을 마주할 때마다 아내를 새롭게 보게 된다.
무언가 본인이 처한 상황에서 최선을 다 한다는 느낌을 상대가 느낄 수 있도록 하는 것은 정말 힘든 일이다.
하지만 그걸 해내면 상대의 신뢰는 무한히 올라간다.
내가 그렇다 지금.
밤에 집에 돌아가면 바로 퍼질러 자지 말고
밀린 집안일 다 마무리하고 자야겠다.
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