레사 빵집에서 레사 빵집에 이르기 위해 나는 골목길로 들어섰다.
으레 골목길이란 것도 처음 와보는 사람에겐 미로 같은 것이라서
지나온 곳과 바라보는 곳의 벽과 벽은 어떤 차별을 두지 않고 머릿속에서
텅텅 거렸다.
하지만 나는 가야했다.
걷는 자리마다 무수한 돌기둥이 걸리적거렸지만
나에게는 그것조차 별빛이었다.
그 별빛이 끝내 잇닿을 곳은 레사 빵집이었으므로,
빵 같이 반짝이는 별빛들이 박혀드는 곳은 끝내 내 가슴이었다.
걸음의 끝을 바라보다가 다시 그 끝을 바라보다가 아무 것도 바라보지 않고
걸음의 끝을 바라보다가 가슴이 꽃 핀 것처럼 부풀어 올라
그 꽃을 가득 안고 내 걸음의 끝은 이내 레사 빵집 앞에 다다랐다.
나는 레사 빵집의 주인에게 내가 가슴에 가득 안고 온 향기에 대해 물었다.
하지만 주인은 그저 나를 의아하게 바라보았고 나는 내 가슴에 핀 향기가
레사 빵집으로 고요히 흘러들어가고 있는 것을 바라보고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