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대여, 섣달 그믐날
거문고 소리로 배 채우는
백결의 그대여.
나의 꿈 속에서
당신이 바람을 피운 것은
당신의 잘못이 아니란다.
그 바람이 먹구름을 몰고와
우리의 꽃밭을 흩어놓은 것은
당신의 잘못이 아니란다.
누덕누덕 기워 입은 내 옷 틈새로
시린 바람이 자꾸만 스며드는 밤
모두가 미쳐서 돌아가는데
미치지 못해서 미쳐버린 그대여,
백결의 그대여,
내가 두 눈을 다 감고
노래를 부른 것은
정말, 당신의 잘못이 아니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