촛불로도 적실 수 없는 마음이 있다
오래전부터 서랍 속에 간직했던
고백 편지를 촛불에 태우며
기억이 타버리는 상상을 해본다.
타버린 재의 눈에서도 비가 온다
상처받던 날들이 그래도 그리워
식어버린 마음을 빗물로 데우다가
애정따위 그따위 구겨버리는 밤.
세상이 물병에 담겨진 밤
서랍엔 잿더미가 넘쳐나고
나는 어두운 책상 밑에서
조용히 사랑하고 있다
- 2005년 5월 17~19, 5월31일-
- 정말 얼마만에 쓰는 시인지...
대학교 와서 이렇게 생각 많이 하게 될 줄은 몰랐답니다
하루하루 생각만 빠져 살다가 책도 안읽고 글도 안쓰고
이제 한 학기가 다 지나갔군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