붉은호수에는
해지기 전 새가 앉은 자리와
푸드득 소리에 놀란 제 모습과
날아가버린 새를 그리워하며
멍하니 호수에 돌을 던지는
저의 그림자가 찍혀 있습니다
그리고 저는
종종걸음의 잔바람에도
붉은산이 흔들리는 모습처럼
온몸으로 일그러지는 가슴을
가지고, 가지고 누워있습니다
붉은호수의 붉은산은
통 지워지질 않습니다. 해지고
새가 날아가고 호수가 눈을 감아도
지워지지 않는 붉은산과
돌팔매하는 저만 남았습니다
시간이 흘러도
추억은 붉은 빛으로 앉아서
외려 제 가슴가에 파문을 일으킴을
저는 미처 모르고 있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