많은 도움 되시길 바라겠습니다..
넘 늦게 올려 죄성~* 퍼온글..
동그라미를 읽고..
조용한 적막이 흐른다. 나는 어디를 가고 있는 것일까? 이윽고 커다란 집을 발견했다. 다가가보았다. 그리고 여러개의 문 중에서 '소립자론의 세계'라는 명패가 붙어있는 문으로 들이밀었다.그순간 나는 세찬 흡입력과 함께 그리로 빨려 들어가고 말았다.
살며시 눈을 떠 보았다.이 곳은 어디일까? 찬찬히 주위를 둘러 보았다.집안에는 도수높은 안경을 쓰고, 자신의 일에 몰두하는 많은 사람들이 있었다. 내가 들어와 있는 것을 느끼는 사람들은 아무도 없는 듯했다. 이 곳은 나와 다른 세계, 이 곳 사람들은 나와 다른 사람들인 것 만 같았다. 왠지모를 거리감이 느껴졌지만 나는 야릇한 기분을 억제하며 한 발짝 한 발짝 딛어가기 시작했다. 무언가의 목적을 위하여 두려움을 가지고 본격적인 이 집의 탐구가 시작된 것이다.
우선 나는 이 곳이 어딘가를 알아보기로 하고, 문패를 떠올려 보았다. '소립자론의 세계'라.'소립자'는 무엇일까?
하이젠베르크의 1958년 우주 방정식에 관한 기자 회견장에서 그 해답을 얻을 수 있었다.
'원자는 원자핵과 전자군으로,원자핵은 다시 양성자와 중성자로 되어 있는데,현재 우리는 이 전자, 양성자,중성자라는 많은 종류의 입자를 통틀어 소립자라 한다.'
조금은 어려웠다. 그러나 과학시간에 언뜻 배운 기억이 있어 나의 이해에 약간의 도움을 주었다.
소립자가 이러한 것이라면 이곳에 있는 사람들은 소립자를 연구하는 사람들이겠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다. 그러고 보니 역시 내 짐작대로 이 곳은 소립자에 관한 연구를 하는 사람들과 그 연구 내용들의 집단임을 쉽게 알 수 있었다. 그렇다면 이 곳을 잘만 탐험한다면 요즘 원자에 대해 배우고 있는 과학 시간에 꽤 도움이 되겠구나 하는 생각에 이제 두려움 따위는 모두 버려 버리고 진지한 마음가짐으로 새로이 출발했다.
너무나 어려웠고, 이해하기가 쉽지는 않았다. 많은 과학자들,그리고 그들의 연구 내용들. 머리 속에 정리가 되지 않았다. 그러나 한 번 훑어 보기나 했다는 생각에 왠지 모를 뿌듯함을 느꼈다.
특히 유가와 선생의 동그라미는 아주 인상적이었다. 시간 방향과 공간 방향으로 공평하게 퍼진 기술 형식을 생각하려 했던 유가와 선생에 의해 만들어진 동그라미.칠판에 분필로 그려진 동그라미 하나.어디서나 흔히 볼 수 있는 이 하찮하다면 하찮다고 말할 수 있는 동그라미가 유가와 선생에게는 하늘을 나는 원반으로 바뀌어 재규격화 이론에 종횡무진한 활약을 시작하고,도모나가 선생에게는 고양이 눈,즉 원반과 같은 형태로 바꿈으로서 상대성 이론과 훌륭하게 조화된 이론을 탄생시켰다는 사실이 놀라웠다. 어쩌면 동그라미 하나에 커다란 이론이 숨어있을 수 있단 말인가! 어쩌면 과학이란 것도 이처럼 아무 것도 아닐 수도 있을 것 같다. 누구나 쉽게 그려낼 수 있는 동그라미 하나가 훌륭한 과학이다.
또 같은 것일지라도 사람에 따라 다르게 이용해서 더 값지게 사용해 큰 목적을 이루는 사람과, 한낱 낙서에 그치는 사람이 있다는 사실을 재상기시켜 나도 모든 것을 보다 쓸모있게 써야겠다는 생각을 갖게 했다.
이 곳을 다 둘러보고 다시 집 밖으로 나왔을 때,시원한 바람이 불었다. 무언가를 끝내고 난 뒤의 상쾌함일테다.
나는 내가 본 내용들을 머리 속에 하나하나 정리해 보았다.정말 쉬운 일은 없는 듯 하다.왜이리 머리 속이 복잡해지는 것일까?
깊숙히 들어가 그 끝을 발견하려는 그 분들의 노력이 얼마나 큰 것인지, 그리고 그 사고 과정이 얼마나 긴 것인지는 모른다. 하지만 그 분들의 노고도 그 분들에 인생을 감안해 본다면 소립자론의 끝만큼 깊고 넓은 것임을 안다.
그래서 한 번의 탐험으로 확실히 다 알지도 못하고,또한 완전히 다 이해했다는 말도 입에 담지 않으련다. 왜냐하면 이는 그 분들이 이룩한 연구 내용을 가볍게 평가해 그 분들을 모독하는 것일 게다.
그래서 어찌보면 이 탐험이 실패한 것이라고 보는 사람도 있을 것이다. 사실일 수도 있다. 어려운 말도 많았고, 지금도 잘 모르는 부분이 많다. 그러기에 그냥 겉훑기에 불과하였는 지도 모른다.그러나 나는 그렇게 보지 않는다. '소립자'라는 개념에 1㎝라도 더 가까이 다가갔노라고 자신있게 말할 수 있다. 그리고 학교에서 과학 시간에도 하나의 사실을 입증하기 위해 얼마나 많은 분들이 애쓰셨는가를 몸소 느끼며,열심히 공부할 수 있을 것 같다. 이를보면 내용 이해에서는 다소 실패과 되었을지언정, 집 주인의 의도를 파악하고,실행할 수 있음에는 성공을 했다고 본다. 내가 조금 더 자라고,사고 능력이 성숙되어서 다시 한 번 그 집을 찾아간다면 그 땐 100점 만점의 탐험을 하리라.
앞으로는 유가와처럼 동그라미 하나조차 그냥 보지 않는 사람이 될 것이다. 그것이 나에게는 세모나 네모로 변할 지도 모르지만 누군가 만했듯 인류가 생존해 있는 이유가 빵 한 조각 때문이 아니고,의지를 위해 생존해고 그 의지를 수행하는 것이 우리의 소임임을 알기에 열심히 노력하련다. 그리고 소립자에 궁극에 도달하는 그날까지 열심히 지켜보련다.
인류의 값진 동그라미가 되기 위하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