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백치 아다다를 읽고... ◎
<백치 아다다>는 1930년대 평안도 어느 마을과 신미도를 배경으로 주인공인 백치 아다다의 눈을 통해 보인 풍속과 인심을 전지적 작가 시점으로 서술하여 인간을 결정하는 것이 물질이 아니고 사랑이란 점을 강조하고 있다.
이 소설은 '확살히'라는 어엿한 이름을 가졌으면서도 벙어리이기 때문에 '아다다'라는 별명을 지닌 백치 여인이 주인공이다. 그녀는 인정에 굶주리고 전혀 인간다운 대접을 받지 못한다. 집안의 천덕꾸러기로 살다가 열아홉이 되어서야 겨우 논 한 섬지기의 돈을 얹어서 가난뱅이 노총각에게 시집을 가게 된다. 처음 5년 동안은 시집갈 때 가지고 간 재산이 시집 사람들의 생계를 유지시켜준 덕분에 귀여움을 받으며 행복하게 산다.
그러나 살림에 여유가 생기고 도박에 손을 댄 남편이 큰 돈을 벌어 부자가 되고, 첩을 얻은 뒤부터는 학대가 시작된다. 결국 친정으로 나온 아다다는 그녀를 가끔씩 위해 주는 삼십 넘은 노총각 수롱이만을 의지하게 된다. 그는 그녀를 아내로 삼아 신미도로 데리고 가 살게 된다. 그들은 섬에서 새 삶을 살기 위해 내일의 꿈을 펴보인다. 수롱이는 그가 모아둔 150원을 보이며 밭을 사자고 한다. 첫 결혼의 실패 원인이 된 돈을 본 '아다다'는 돈이란 자기의 신세를 망치는 것이라고 믿고 싫어 한다. 결국 아다다는 그날 밤 땅 살 돈을 몰래 들고 나와 바닷물에 던져 버렸다. 그 뒤에 수롱이는 떠내려 가는 돈을 건지려다 실패하고 격분한 나머지 아다다를 발로 차서 바다에 쳐넣고 만다. 아다다는 '푹' 하는 소리와 함께 언덕에서 떨어져 물 속에 잠긴다.
돈, 즉 물질이라는 것.. 그것 때문에 사람을 버려야만 했을까...
'아다다' 의 그 정신과 물질만을 바라는 사람간의 의견 대립으로 인해 안타까운 생을 마감해야만 했던 주인공이 너무나 아쉬웠다.
더 자세히 말하자면 나는 이 이야기가 말 못하는 '아다다'라는 주인공과 돈에 눈이 어두운 사람들의 대립을 통해서 정신적 삶과 물질적 삶의 갈등 관계를 말하고 있다 생각한다.
'아다다'의 운명에 굴절을 가져온 것은 물질만 원하는 사람들을 만난 것이다. 이를테면 아다다의 첫번째 남편이 원한 것은 그녀가 가져온 논 마지기 였으며, 두번째 남편 수롱이가 원한 것 역시 신부를 사는데 필요한 돈을 아끼는 일이었다. 첫 남편은 아다다에게서 물질적 이익을 원하였기 때문에 경제적으로 풍요해지자 아다다를 버렸고, 수롱이 또한 돈 때문에 아내를 죽이는 결과가 된 것이다. 이와같은 아다다의 순수한 의지와 수롱의 물질적 삶에 대한 갈등에서 이 작품의 결말 처리가 강한 비극으로 드러나고 있다.
아무쪼록 정신적 삶과 물질적 삶.. 이렇게 두 삶에 대한 갈등을 이야기로 꾸며내어 사랑을 강조하려던 계용묵 작가님의 표현을 조금이나마 알게되었고, 나도 물질로만 따지지 않는 사람이 되야겠다고 다짐했다.
요즘 사람들을 보면 이러한 사람이 많은데 다시한번 생각해서 진정한 '사랑'의 의미를 깨달았으면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