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집의 가장이시자 나의 정신적인 지주인 우리 아빠.....
어릴적 부터 나는 엄마보다는 항상 무관심한 듯한 얼굴로 가끔씩 나에게
용돈을 쥐어주시며, 엄마껜 비밀로 하라던 그 아빠를 좋아했었다...
다른 친구들의 아빠께선 부엌 근처에는 얼씬거리지도 않고 언제나 차려준 밥상만을 원하신다고 했지만..우리집은 반대였다. 엄마께서 힘드시거나 특별한
별미를 할때면 아빠께서 손수 팔을 걷고 우리들에게 음식을 만들어 주시곤 했다. 오히려 엄마의 요리 솜씨보다 아빠의 요리 솜씨가 더 좋았기에 엄마는
우리에게 구박도 많이 당한 것은 사실이다...
그런 아빠를 내가 더욱 존경하게 된 계기가 있다.
조금씩 철이 들고 난 뒤부터, 아빠의 한 쪽 눈이 이상하다는 것을 느끼게 되었다. 유난히 시력이 안 좋으시건만 한사코 안경은 쓰지 않겠다던 아빠..
안경을 쓰면 일 하기에도 불편하고 지금 그런데로 살만하다고 하시며...
그렇게 몇 년을 보내셨다..
올해 나는 정말 충격적인 이야기를 들었다..
어느 날 저녁이였다..약간 얼큰하게 취하신 아빠가 집으로 돌아오셨다.
집에는 나뿐이였기에 얼른 아빠를 부축해서 안방으로 들어왔다..
평소에도 아빠께선 술을 자주 드시는 편이라 오늘도 그런가 보다 했었다..
솔직히 나는 아빠의 그런 모습이 싫었다. 요즘따라 힘드신 것은 알지만
술로써 그 모든 것을 풀기엔 부족하고, 건강에도 치명적이기 때문이다.
그 날 아빠꼐서는 나를 붙잡고 많은 이야기를 해 주셨다.
당신 자신의 어릴 적 이야기며, 학창 시절에서부터...지금까지...
아빠께선 초등학교 떄 한 쪽눈을 사고로 심하게 다치셨다고 했다.
그래서 한 쪽 눈을 안구를 착용하게 되셨다고 했다...
그 한쪽눈은 아무것도 볼 수 없는 그런 눈이였던 것이다...
그 떄 나는 머리를 한 대 맞은 것 같았다..
'아...그래서 아빠께서 군대를 가시지 못 했구나...그래서 중학교를 1년 늦게
가셨구나...그래서....그랬던 거구나....'
예전에 아빠께서 군대 어디 가셨다고 물어봤을 때 아빠께선 군대에 가지 않았다고 한 기억이 났다. 예전에 아빠께서 초등학교 졸업 후 1년을 쉰 다음 중학교에 입학했다는 말이....그 떄 떠올랐다..
그렇다면 우리 아빠께서는 장애인이였다는 건가.....
다른 장애인들을 보며 불쌍하고 안쓰러운 마음이 들었는데...그 중에 우리 아빠도 계셨던 것이였나....
그 떄문에 아빠께선 방황도 많이 하셨다고 했다...그 떄 아빠는 정신없이 철학 서적에 빠져들었다고 했다...나중에 시인이 되고 싶었다고 했다...
그러나 지금 아빠께선 한적한 시골에서 농사를 짓는 한 농부일 뿐이다...
갑자기 눈에 머금고 있던 눈물이 한가득 쏟아질 뻔 하였다.
그 떄문에 아빠께서는 얼마나 많은 고통을 겪으셨을지 뻔했다...
그 일만 아니였다면...지금쯤 아빠께서는 시인이 되셨을까?
지금도 우리 집에 아빠께서 모으신 시집, 소설책, 신문등이 우리집에 한가득 쌓여있다.
아빠......얼마나 힘드셨어요...
그래도 아빠의 그 넓은 아량과 곧은 성품 때문에 많은 분들이 아빠를 따르고 계시는 군요..저두 아빠를 닮고 싶어요..
그 시인처럼 고운 마음과 그 맑은 눈을...
제가 아빠의 꿈을 이뤄드릴께여...
좋은 글 많이 쓸 수 있는 그런 사람이 될께요...
아빠....요즘 많이 힘들어하시는데 힘 내시구요....
사랑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