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희 회사 디자인 과장님께서 운영하시는 작은 동호회 사이트가 있습니다.
물론 전 가죽공예 동호회이기때문에 가입할 의사는 전혀 없었으나
과장님의 반 강압적인 초대와 추천으로 가입을 한 상태였지요.
그리고 2주전 그 사이트 다른 운영자분께서 귀요미사진 이벤트를 하셨습니다.
1등에겐 아이폰4G와 손수 제작한 가죽 휴대폰 케이스가... 쿨럭;;
저도 대략 4개월전에 갤스를 구입해서 스마트폰을 가지고는 있지만
최근에 접한 아이폰4G의 유혹은 떨쳐버릴 수 없었습니다.
그리하여 셀카 22컷의 폭풍셔터속에 위 사진 한장을 선별해내어 과감히
이벤트에 참여하게 되었고... 한동안 잊고 지냈던 이벤트의 결과가
바로 어제 발표되었다는 소식을 들었습니다.
동호회 인원이래봐야 50명 남짓이고 그중에 반은 유령이고 그중 반은 나이 지긋하신
분들이기에 그나마 젊은축에 속하는 저의 1등이 꿈만은 아니라는 생각에 부푼 기대를
안고 사이트에 접속하였습니다.
하지만 불행하게도 공지되어있는 1등 당첨자는 제가 아닌 한 여성회원분의 사진이었습니다.
얼마나 귀여운지 보자!! 라는 심정으로 거친 더블클릭을 했지요.
1등 당첨자의 이미지 제목 '땅콩'
그 여성회원분이 집에서 기르시는 강아지 사진-
그렇습니다. 귀요미사진 이벤트라고 했을 뿐 꼭 본인의 얼굴이어야 한다는 조건은
그 어디에도 명시되어있지 않았습니다.
가슴을 뚫고 튀어나올것만 같은 심장을 겨우 겨우 진정시키며 다른 분들의 사진을
하나하나 클릭해보았습니다.
대부분이 집에서 기르는 애완동물 아니면 솜털 보송보송한 아기들 사진이더군요.
낼 모레 서른을 바라보는 나이에 청년이 혀를 낼름거리며 귀요미~ 사진이라고 찍은
셀카같은 사진은 제 이름으로 업로드 된 것 이외에는 어디에도 없었습니다.
2주간 거의 잊고 있었기때문에 이제서야 확인한 제 게시물에는
'나이에 맞지 않게 정말 귀여워요...', '용기가 가상하네요.', '님 사진임? 헐~'
등등의 격려와 응원의 리플과 극 소수의 악플이...
그리고 12월 첫째 주 동호회 송년회 일정이 잡혔습니다.
전 절대 참석할 수 없다는 저의 의지를 과장님께 밝혔지만... 이미 제가 업로드한 사진은
과장님 USB에 고이 모셔져 있었고 그 사진을 회사에 유포하겠다는 말로 저를 협박하시기
시작했습니다.
여러분... 나이처먹고 귀요미 셀카찍은게 죄는 아니잖아요?
조금 부담스럽지만 죽이고 싶은 충동이 들 정도는 아니잖아요?
강아지에게 밀린 저의 귀요미 사진...
동물보다 못한 저의 귀요미 사진...
즐감해주시기 바랍니다.
그리고
클릭하신 모든 분들께 진심으로 죄송합니다. ( __)
흔적과 이어지는 발걸음...
11.10
무표정이면 인상이 차가우실것 같네요..
자주 저런 귀여운 표정 지어면서 사세요,,
그러면 좋은 사람 생길겁니다ㅋㅋ
11.13
내가 미쳤지.. -_-;; 이걸 왜 여기에 올렸을까?...
삭제하고싶은데 릴리님 댓글때문에 삭제도 안되공..ㅠ_ㅠ
11.13
삭제하지 마세요..누구 욕한것도 아니고..
일기 재밌어요^^
11.14
아이폰4라면 기꺼이 저도 도전했을 꺼에요^-^ㅋ
11.16
와..질 수 없지..저도 올려야겠슴
11.21
릴리님 잘 하셨어요.
댓글이 있으면 글 삭제 안 되니까 불편하긴 하지요.
귀여우세요. 저보다 몇 천배는 더.
귀요미님의 사진은 문. 사가 끝날때까지 꿈꾸는 어린 작가님 사진 매우 궁금. 올리실 거지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