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8년 12월 31일에 나는 집에 있지 않았다.
친구네 집에서 술을 마시고 놀면서
2009년이 밝아오는 지도 모르고 그렇게 잠이 들었었다.
그로부터 3일 뒤 나는 사건을 일으켰고 7일 뒤에는 자유의 몸이 되었다.
아니. 자유라고 하기 보다는 고독의 시작이라고 할까.
누에고치, 라고 정의내렸던 올 한 해.
나는 삼수생이라는 불명예스러운 이름을 짊어진 채
수많은 사람들에게 폐를 끼치면서도
그렇게 최선을 다하지도 않은 채 11월 11일을 맞이하였다.
2009년 12월 31일.
아무것도 결정된 것은 없고 추락할 지도 모른다는 불안감이 가득하다.
그리고 나는 여전히 집에 없다.
그 누구의 따스한 인삿말도 없이 2009년이 저물어가고 있다.
이런 일에 서글퍼하지 않으리라 다짐했지만
왜 그런지는 몰라도 정말 미쳐버릴 정도로 서글프다.
제발, 부탁이니까...
2010년 12월 31일에는
누군가와 함께 2010년을 회상하며
그 때, 참 많은 일이 있었다고.
그리고... 행복했었다고...
말하게... 해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