꽁꽁 동여매고 다니는데도 춥다.
오늘은 마지막으로 학교 사물함도 비워오고, 레포트도 내고 오는 길.
마지막, 그리고 아득한 시작이다.
춥다. 왠지 가슴도 사물함과 같이 비워버렸나,
마음이 추워서 저릿저릿하다.
영화를 보고 왔는데 어느덧 밤이 되어버렸다.
밤차에 몸을 실고 잠든 동안에
나는 무엇을 보았을까.
기억? 미래?
머리가 복잡하다.
졸업을 하고도 나에겐 아직 정해진 바는 없다.
하긴, 그렇다고 해도 이런 혼란 끝에는 어딘가 다다를 곳이 있고
나는 또 잠시를 머물 것이다.
얼른 자야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