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해理解 할 수 없던 세상.
아주 오래 전부터 나를
괴롭히고, 또 괴롭히길래,
나를 슬프고 외롭게 하길래,
나는, 이 세상의 모든 것들을
이해理解 하고자 하였다. 그리하여
나를 괴롭히는 것들로부터
나 자신을 지켜내고자 하였다.
많은 노력 끝에
나는 많은 것들을 이해理 할 수 있었지만
어느 날, 낮설은 아이가 내 옆을 스쳐갔을 때
어린 지식으로는 도저히 이해理解 할 수 없는
이상한 감정感情을 느끼게 되었다. 그것은
아무 이유도 없이 가슴을 뛰게 하고
아무 필요도 없이 그 아이와 함께 하고픈
그런, 이해理解 할 수 없는 마음이었다.
난, 서툴렀기에, 마음을 다루는 데 서툴렀기에,
이 격렬한 행복을 어떻게 다루어야할지 몰랐다.
그리하여 어색한, 지금 돌이켜보면 유치한
몇 가지 추억들이 차가운 머릿 속에
새겨지게 되었고, 아주 잠시동안이나마 나는
내가 살아있는 이유를 이해理解 할 수 있게 되었다.
그러나
그 아이는 내 곁을 떠나갔다. 역시 나와 함께 할
이유를 찾지 못한 것일까, 나는 그렇게 이해理解 했다.
하지만, 그 날 이후로 나는
헤아릴 수 없이 스미어 오는 그리움과
걷잡을 수 없이 밀려오는 눈물 때문에
이상하게도, 혼자 있는 시간들을 두려워하게 되었다.
아직은 어린 마음에, 그것은
이별이 가져다 주는 상처라고, 언젠가 들은 적이 있었지만
감당하지 못하리만큼 서글프게 나를 조여왔다.
조금 더 시간이 지나서
나는 아직 어른이 되지는 못했지만
그래도 이 세상을 완전히 이해理解 할 수는 없다는 것 정도는
깨달을 수 있는 나이가 되었다.
그래, 이젠 세상이라는 것은
본질적으로 나 뿐만 아닌 모든 사람들을 괴롭히는 존재라서
맞서 싸워나가기 위해, 나 혼자 이 모든 걸 이해理解 하려들지 말고
다른 누군가와 손을 맞잡고
함께 헤쳐나가야만 한다는 것을 깨달았다.
그리하여, 나는 만신창이가 된 마음의 문을 열고
이제 새로운 사랑을 찾아 헤메고 있다.
그런데, 마지막으로, 도저히 이해理解 할 수 없는 일이 있다.
그 아이는, 내가 사랑했던 그 아이는 이제 내 곁에 없다는 것을,
그리고 그 아이를 이제는 더 이상 사랑하지 않는다는 걸 알고 있는데
도대체 왜,
이토록 미칠 듯이 가슴이 아픈 걸까...?
도저히, 이해理解 할 수가 없다... -夕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