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의 본능이란 과연 어떤 것일까?
어떠한 사람은 사람의 본능은 악에서 나온다 하였고
또 어떠한 사람은 사람의 본능은 선에서 나온다 하였다
나는 내가 지나치게 절제된 삶을 사는 사람이라고
나의 최고의 미덕은 그 무엇보다도
자신을 제어할 줄 아는 \"이성\" 이라고 믿어왔고
또 그렇게 살려고 노력해 왔다.
그런 나에게 최근 가장 무서운 것은 하교길이다..
지하철이 오기를 기다리며 나는
나도 모르게 주먹을 꼭 쥐게 된다.
내 본능을 억누르기 위해서일 것이다..
저 멀리서 빨간 불을 밝히면서 열차가 달려올때면
나는 나도 모르게 뛰어들고 싶다는 생각이 든다.
머리속에는 열차앞에서 처참히 뭉글어지는 내가 떠오르고
내 이성은 나는 안전지대로 끌어가려고 노력한다..
하지만 그건 내 이성의 힘으로는 부족하다..
어제만 해도 어느 새 노란색 안전선 밖에 서 있었다..
열차만 달려오면 머리가 몽롱해 진다..
당황해서 뒷걸음질 치려는 순간 아찔하게
내 앞을 열차가 내 달렸다..
바람이 내 얼굴을 스치고 손끝이 바삐 달리는 열차에
끌렸다.. 무서웠다..
소름이 다 돋았다..
내 본능이란 어떤 것일까?
나도 모르게 달려오는 열차 앞으로 달려들려고 하는
나를 아직은 이해할 수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