흠...나는 항상 우리집이 10층이라는 사실이 불만이어왔다.
특별나게 풍경이 좋은 것도 아니었고
내가 높은곳에 즐겨오르지도 않기때문에..도그랬지만.
엘레베이터를 기다려야 하고 그걸 타고 오르락 내리락 하는 번거로움 때문이었다.
아침마다 반복되는 엘레베에터 법칙!!!!!!
간발의 차로 유유히 내려가는 엘레베이터를 보는일..
역시 간발의 차로 유유히 올라가는 엘레베이터를 보는일..
그런일들은 나를 정말 화나게 만든다.
그러나 정말 내가 화가 날때는 간발의 차로 유유히 올라가는 엘레베이터 속에
내가 타고있을때이다. 그것도 혼자...
그럼 나는 그 간발의 차를 책임져야만 하는 임무를 띄게 되는것이다.
그 일자체가 나를 화나게 만드는것은 아니다.
난 최선을 다했음에도 굳게 닫혀버리는 그 문 밖으로 사람들의 원망스러운
눈길을 바라보아야 하는 것이 처참하다.
오늘...그러니까 방금전에도 난 한 남자아이에게 10층만큼의 인내심을 선사해
주고 올라왔다.
난 최대한 안타까운 눈빛으로 유감이라는 뜻을 열어보였지만..
그 작은 인간이 나의 큰 뜻을 알아줄리 만무하다는 생각에 괜히 우울해졌다.
아무쪼록 그 아이가 오늘벌어진 일에대해 나와같이 화를 내지 않고
인내를 배우도록 기도하면서 나는 청승맞은 생각에 잠겼다.
25층인 우리 아파트에대해서....
엘레베이터가 한자릿 수에 얌전히 머물러 있을때에 정확히 맞추어서 내가
오름 버튼을 누늘때..그 단순하기 그지없는 순간에 나는 항상 희열을 느꼈다.
그러나 두자리수에 머물러있을때는 알게모르게 한숨부터 나왔다.
9층과 11층의 사이....두층이 선사하는 여유로움을 즐길줄 모르는 나.
언제부터인지도 모르겠다.
처음 이사왔을때는 엘레베이터를 기다리는 일 자체만으로도 괜히 기분이 좋았다.
한때 나의 꿈이 엘레베이터를 원없이 타보는거였기 때문에...
그러나 꿈이 일상으로 바뀌는 어느 순간부터 난 인내의 그 시간을
짜증으로 메꾸어 가기 시작했다.
집에 와서 가만히 생각해보면 또 열심히 일한 죄밖에 없는데 내 튼튼한 발에 걷어 차인 그놈이 조금은 불쌍도 했었다.
언제부터 나는 기다림을 짜증으로 여기게 되었는가....
빠름은 오히려 지루함을 낳았다.
그러나 촉박함은 여유로움을 잉태했다.
일찍부터 서두르는 여유를..
오늘일기는 무슨 수필같으다.
그 작은 꼬마가 나에게 수필을 던져주고 갔다.
날 째려보던 그 눈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