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 열아홉때
보들레르. 랭보. 로트레아몽에 빠져 있었다.
악의 꽃
지옥에서 보낸 한철
말도로르의 노래
이런책들을 보면서 지냈다.
다섯살 많은 여자와 사궜고...
아버지 담배 몰래 훔쳐 피우다 꼴초 됐고....
늦은 밤 포장마차에서 처음 마신 소주을 두병이나 비웠다.
내 별명은 \"엉뚱한\"이였다가......\"술몽땅\"이였다가...마지막엔 \"라이타\"였다.
그후론 별명은 없어지고 내 이름을 불리우며 살았다.
열 아홉살때 가장 원했던것은 여자와의 잠자리였고...가장 싫어했던것은 부모님의 잔소리였다.
가장 좋아했던 가수는 김현식이였고...그리고 그해 9월 말 그는 죽었다.
처음 가출했었는데 약 한달간이였고..누추한 기분으로 집에 돌아 왔을때 나을 기다렸던건 어머니의 눈물과 아버지의 재털이였다.
어머니의 눈물은 나를 더 누추하게 했고...아버지의 재털이는 나를 울게 만들었다. 아프다기보다는 머랄까...서러웠다.그래서 울었다.
열 아홉살때 1월부터 12월까지 장장 365일을 권태와 반항으로 그리고 나름대로의 멋으루 살았었다.
비록 사는모양은 누추하고 위태위태했지만...
내 머리속에는 로트레아몽.랭보.보들레르가 있었다.그것이 열 아홉을 견디게 해준것 같다.- 지금 생각해보면 -
21살에 시인이 되고 24살에 죽어버리자! 이런 기분이였을까?
모른다.
과거일뿐이다.
하지만 열 아홉에 그런 생각 하지 않고 내 과거마저 포장하고 살았었다면 나는 지금 현재을 살아야할 정체성마저 없을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