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을이야..
바람결에 무심히 네 소식이 전해져오면
난 아직도 손끝이 떨려와...
왜그럴까.
다들 널 잊어가고 있는데
이렇게 난 네 생각이 불쑥불쑥 들곤 해.
네 이야기를 하는 거 너무나 조심스러워..
넌 너무 착한 마음을 가졌으니까 분명히 천국에 있을거라 믿지만
숙모의 마음을 알거 같거든.
그래서 너의 이야기가 늘 내 마음 안에서만 맴돌아.
네가 첫 월급을 타던 날 기억나?
그날 나 준다구 마가렛트 사왔었잖아.
그때 정말 맛있게 먹었는데.
맨날 싸우고 사이도 안좋던 우리였지만..
네가 이제 곁을 떠난다는소식을 들었을때는 눈물만 나더라.
성실해서 우리 아빠가 젤 좋아하던 조카였던 너는
3년전 겨울에 우리를 떠났고
숙모랑 할머닌 너때문에 자리에 누우셨어.
3년이라는 시간...
잊혀지지 않을 것 같은 그날의 슬픈 기억도 이제는 조금씩 희미해져가나봐.
이렇게 담담히 편지를 쓰는 걸 보면.
얼마전에 네 생각을 했어.
근데 네 체취가 희미하게 날 감싸더니
점점 더 진해지더라.
너도 내 생각 많이 하고 있나봐.
네가 있는 하늘에서.
나 너한테 너무나 미안했어.
잘해주지 못한 거.
넌 하늘에서도 내 생일 선물로 이른 하얀 눈을 보내줬는데.
그 눈 네 선물이라고 믿어.
네가 떠난 후에 매년 내 생일엔 눈이 내리니까.
네가 떠난 그해부터.
오빠... 보고싶어.
오빠랑 싸우던 그 날들이 너무 그리워.
이제 곧 오빠가 떠나던 그날이 와..
11월이잖아.
올해에도 내 생일 챙겨 줄거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