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마 이거 보면서 오빠 놀랐을거 같아..
내가 처음으로 내 이름으로 글을 올리는 거니까.
아까도 얘기 했지.
오빠가 힘들어 하는 거...
늘 마음 한켠에 남아 있어서 난 울적해지곤 해.
오빠'보다'는 아닐지 몰라도
오빠'만큼'은 오빠를 생각하고 걱정하고 있는걸.
문득 오빠가 했던 말이 떠올랐어.
사랑을 할 준비가 되어있냐는 말.
나 그 전부터 오빠를 좋아하고 있었어.
늦은 밤, 수줍게 말하던 고백이 아직도 나한텐 너무 생생한데
사랑을 묻는 내 대답에 대한 오빠의 대답은...
나 두려웠었어.
갑자기 오빠를 생각하는 내 마음이 단순히 좋아한다는 감정을 넘어섰다는 걸 느꼈거든.
어제 그토록 힘없던 목소리가 마음에 걸려서 오빠를 걱정하다가..
아직 작고 좁지만 그런 내 마음이라도
오빠를 안아주고 싶다, 감싸주고 싶다는 생각을 하게 됐어.
그리구 어느 한편이 도망가지 않는다면 우리... 영원히라도 함께 있을 거 같았어.
오빠...
그렇게 힘들면.. 기다림이 너무 외로우면
다른 사람을 찾아봐.
오빠를 무작정 기다리게 하는 일,
계속 외로워하도록 내버려두는 일이
나만 생각했던 거였어.
나 알아.. 언젠가 오빠가
기다림 끝엔 지친 나머지... 결국... 돌아서고 말거라는 거.
오빠한테 힘이 될 수 있기엔.. 난 너무 어리고.. 멀리 있잖아.
멀리서 생각만 하는 나보다는...
가까이서 오빠의 마음을 더 잘 헤아릴 수 있는 사람이...
오빠에겐 더 나을 거 같아..
이렇게 말하기까지.. 내가 흘린 눈물이랑
가을하늘빛을 닮은 우울한 한숨은
내 마음속에 묻어둘게.
사랑했기 때문에 떠난다는 말, 보낸다는 말...
나 이제서야 알 수 있을 거 같아.
이렇게 목이 메어오는 거.. 가슴이 아픈 건..
오빠를 사랑한.. 만큼 힘든 거겠지?
그거 아니?
지금까지 오빠한테 사랑한다고 말했던 때...
그때보다 많은 시간들을
난 사랑한다는 말을.. 아끼고 있었던 거.
처음 만났을 때부터 느낌이 좋았었어.
그리고... 다시는 하지 못하리라고 생각했던 사랑을...
오빠로 인해 할 수 있었어.
처음으로 내 마음 전부를 고백한 거 같네.
애매하다는 그 말... 그 기분 나도 잘 알아.
그리고 이말처럼 슬픈 말이...
더는 없을 거라는 생각이 들어.
멀리서라도... 오빠...
가끔씩은... 비가 온다거나 눈이 오는 것처럼
일상과는 다른 하루를 맞이한다면...
그땐 흐린 하늘 위로 내 모습 그려봐줄래?
... 아마 난 매일매일 지나치듯 흐르는 시간 속에서 마저도
오빠를 그리도 있을 거 같아.
오빠가 힘들지 않기를 바래. 진심으로.
그래서 오빠가 나를 생각해주던 그 시간들을...
오빠를 행복하게 해줄 수 있는 사람...을 위해 썼으면 해.
쓰다보니 마지막 이별을 고하는 편지처럼 되어버렸지만...
난 진정으로... 오빠의 그 사람이
내가 될 수 있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해. 오빠가 사랑하는 그 사람.
그치만... 그게 아니라면...
난 기억 속에 남을테니까... 오빤 그냥 뒤돌아서... 잊어.
오빠를 사랑해...
이젠 이런 편지 다신 쓰지 않을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