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사가 누워있다는 병실 앞에서
나는 꽃을 버렸다.
일주일 전에 천사는 날개를 잃었다.
병원비가 없어서,
하얀 하늘과 파란 하늘을 사랑하는 천사는
그 하얀 하늘과 파란 하늘 앞에서
가끔 하느님을 부르기도 했고,
더러는 내가 천국에 갈 거라고 했다.
하얀 하늘과 파란 하늘 앞에서는
날개가 없어도
천사는 그 하늘이 아름답다고 말했다.
그가 누운 뒤로 하늘에는 온종일 비가 내렸다.
하얀 하늘과 파란 하늘은
날개를 잃은 천사가 싫어서
멀리 날아가 버렸다.
천사에게는 날개가 없었다.
하얀 하늘과 파란 하늘을 닮은 병원 복을 입은
천사에게는 하늘이 없었다.
그 하늘을 향해 피는 꽃이
천사는 너무 낯설 것 같아
천사가 누워있다는 병실 앞에서
나는 꽃을 버렸다.
천사에게는 하늘이 없어서,
그 하늘을 향해 날던 천사는
꽃이 하얀 하늘과 파란 하늘같아
꼭 너무 아름다울 것만 같아서.
--------------가을바람---------------
제게는 하늘이 있어요,
하얗고 푸른 하늘,
해 질 무렵의 예쁜 하늘도,
속삭이는 밤하늘도.
일어나세요.
아프지 말아야죠..
하늘이 예쁜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