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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에꽃

     날짜 : 2005년 02월 02일 (수) 12:56:31 오후     조회 : 1975      
그 해 겨울,
눈사람이 산다는
얼음성을 찾아 떠난
너의 집 앞에는
별이 지자
그 위에 눈이 내렸다.

그렇게 내 첫사랑은
눈사람이 좋아서
눈송이들을 따라간다는
커다란 버스를 타고,
얼어붙은 유리 위에
성에꽃을 피웠다.

생은 어디로 흘러가는지
버스가 눈송이들을 따르던
성에꽃의 계절이 오자,
눈을 밟고 걷는 사람들.
얼어붙은 유리 위에
성에꽃이 피었다 진다.

눈을 밟는다는 것은
지나간 동화가 생각나게 하지는 못했다.
나도 그 시간,
이따금씩 그 눈을 밟고 길을 걸었으리라.

우리 집 뒷방에 그윽히 쌓여있던
아버지의 연탄들처럼
눈은 작아져만 가는데,
생은 어디로 흘러가는지
다만, 오랜 거리로 흘러
별이 지던 곳을 조금 내 몰고
유리 위에 성에꽃을 피운다.

-------------가을바람--------------

생에 관하여.

만일..

내가 가진 꿈들을 내 이름 앞에 행복하게 지울 수 있다면

살아갈 나는 언제나 새롭기 때문에 그 끝이 무엇이든, 이길 것이다

여름의 끝에서. by 가을바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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