험난한 길을 선택한 인간은 길을 가면서
자신의 욕망을 버리는 일에 즐거움을 느끼고
평탄한 길을 선택한 인간을 길을 가면서
자신의 욕망을 채우는 일에 즐거움을 느낀다.
전자는 갈수록 마음이 너그러워지고
후자는 갈수록 마음이 옹졸해진다.
< 길에 관한 명상수첩 中에서
<br/>
내가 읽은 가장 최근의 이외수님의 작품 "그대에게 던지는 사랑의 그물"은 에세이집이다. 이 책에는 이외수님이 모습이 아주 소상하게 담겨 있다. 어떻게 성장해서 왜 글을 쓰게 되었으면 현재 어떻게 살고 있는지까지를 글로써 자신의 독자에게 잘 설명하고 있는 듯 하다.
하지만 어떻게 생각하면 무거울 수 있는 글을 자신의 이야기 중간 중간에 비에
관한 명상수첩이니, 바람에 관한 명상수첩과 같은 자신의 생각을 담아 놓아 읽기에 부담을 주지 않는 배려(?)도 되여 있다.
이외수님은 글 속에서 그의 은사, 최태호님에게 애절한 그리움을 보이고 있다.
글을 읽으면 그럴 수 밖에 없다는 생각에 고개가 절로 끄덕여 진다. 자신에게 커다란 영향을 줄 수 있는 은사를 만날 수 있는 것은, 좋은 친구를 만나는 것 만큼이나 어려운 일이기 때문이다. 그렇게 어려운 은사를 만나 도움을 받고 아무것도 해 드린 것이 없다고 느낄때 갖는 아픔은 분명 크지 않을까 싶다.
"그대에게 던지는 사랑의 그물"은 살아 있는 이외수님의 모습 그대로가 담겨 있다. 왜 그가 우리 사회에서 기인이 될 수 밖에 없었는지를 잘 보여주고 있지 않나 싶다. 나는 기인이라는 것도 결국 사회가 만들어 놓은 일반적인 통념을 넘어서는 어떤 사람을 통제하기 위하여 만들어 놓은 단어가 아닌가 하는 생각을 가지고 있다. 하지만 일반적인 통념을 넘어선다고 해서 그 사람이 보통 사람의 영역을 뛰어 넘는 사람이라고 생각하지는 않는다. 단지 어느 한 부분에서 그가 가지고 있는 재능을 남보다 더 잘 드러내고 있을 뿐이라는 어줍지 않은 생각을 한다.
암튼 이외수님의 글은 여전히 솔직하다. 자신의 치부(?)까지도 솔직하게 그의
독자에게 드러낼 수 있는 용기를 가진 사람이다. 그리고 자신이 좋아하는 사람
과 싫어하는 사람을 명확하게 구분할 수 있는 당파적인 잣대를 지닌 사람이다.
그의 글쓰기에 이런 점이 드러나 있는 것이 이외수식 글쓰기가 아닐까 싶다.
좋은 작품으로 이외수님이 가지고 계신 부채에 대한 이자를 계속 탕감해 나가
실 수 있기를 기대해 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