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작나무Write:오래전에 요시모토 바나나의"키친"을 읽었지만,시간이 오래 지나도록 기억에 남아있습니다.일본 작가의 소설은 몇권 접해보지 않았던터라,무척 인상적이었어요.뭔가 틀리다는 느낌...아마도 바나나의 처녀작이어서 한 층 더 매력적이었던 것 같아요.
두 주인공 미카케와 유이치...두 사람의 사랑이 유치하기 보단 너무 예뻤죠.^^ 두 사람의 사랑이 아주 평범한 단어들과 문장들 사이에서 특별하게 되는 ,제가 미쳐 표현하지 못 했던것들을 되새겨주었었죠.우리는 언제나 의미를 부여하는 버릇이 있어요. 사랑이란....내지는, 우정이란....또는,삶이란....하지만, 바나나는 이 소설속에서 그렇게 의미를 부여하지 않아도,그것들에게 자유를 줌으로써 몇배로 더 큰 소중함을 느낄수 있게 해 주고 있습니다.
풀잎하나를 사랑하는 것도 괴로움입니다,라고 어느시인은 말하지만...글쎄요.사랑은 단지 사랑이기에 아름다운 것이 아닐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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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주봉 Write:
>>'죽음'. 우리는 이 단어를 매우 금기시(taboo)하고 말하기를 꺼려한다. 그래서 더더욱 두려워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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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나나의 초창기 작품인 '키친'에서의 죽음, 근친상간이나 동성애와 마찬가지로 이 '허니문'에서도 터부시 되어온 죽음이나 식인풍습(cannibalism)에 대한 이야기가 담겨져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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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녀의 '키친', '허니문'을 읽은 후, 독자가 좋은 영화 보거나 좋은 노래를 들었을 때의 감흥을 느낄 수 있기를 바란다는 작가의 의도대로 한 편의 괜찮은 일본 영화를 본 듯한 느낌이 들었다.(처음에는 '러브 레터'를 볼 때의 느낌과 비슷하여 러브레터의 작가를 찾아보기도 하였다. 다른 사람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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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신과 가까운 사람이나 애완동물이 죽었을 때, 정상적인 애도반응(normal grief reaction)이 나타난다. 이 때 보이는 불면증이나 식욕감소, 우울감은 정상적으로 나타나는 반응이며 특별한 약물치료가 필요 없지만 몇 명의 사람들은 극복하지 못하고 주요우울장애로 진행된다. 이 애도반응을 극복하기 위해서는 자신의 노력이 있어야겠지만 주변의 따뜻한 지지와 이해가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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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변의 지지와 이해를 바탕으로 애도반응에서 극복해 나가는 과정을 그린 것인 '허니문'이라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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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같은 상황을 경험해 본 사람이 더 잘 이해한다고 같은 장애를 겪어 본 사람들이 모여 서로 격려하고 지지하는 모임들이 있다. 이를 자조 모임이라 하는데 알코올 중독자를 위한 자조모임, 우울증을 겪은 사람들의 자조 모임, 실직한 여성들의 자조 모임 등 수 많은 모임들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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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허니문'에서도 애완견에 의한 애도반응을 경험한 주인공인 '나'가 할아버지와 애완견의 죽음으로부터 힘들어 하는 남편 히로시를 더 잘 이해하고 극복하도록 도움을 준다. 하지만 히로시도 자신의 이겨내려는 의지가 필요하다. 이 과정들을 바나나만의 문체로 가꾸어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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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쾌하고 따사로운 오후, 바나나의 문학세계로 여행을 떠나보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