짜라투스트라에게 - 어리석은 질문들
어리석은 질문을 하겠네.
자네는 초인인가 바보인가?
신인가 혹은 인간인가?
자네는 인격인가 아니면 무격인가?
결코 내가 어리석다고 자인하고 싶지 않네.
그렇다고 자네가 어리석다든지 이해할 수 없다고도 하기 싫네.
자네의 언어가 내 언어에 합치하지 않는다고도 장당할 수 없네.
그렇다면, 지금 자네와 나와의 간극은 무엇인가?
어리석은 신과 현명한 인간만큼의 간극인가?
늙은 어린애와 젊은 노인과의 차이인가?
차이는 차이일 뿐, 중요한 것은 같은 물음을 짓는다는 동일성인가?
자네를 광자로 폄하하면 문제는 간단해 진다네.
혹은 자네를 이해못했다고 긍정하면 또한 마찬가지네.
분명 이런 태도는 바람직하지(?) 않네.
자네도 나도 원치 않네.
자네는 항상 고독하면서도 고독하지 않고, 초극되었으면서도 초극되어 있지 않고, 초인이면서도 초인이 아니었네.
몰락했으면서도 몰락하지 않았고, 말했으면서도 말하지 않았네.
인간이면서도 인간이 아니었네....
분별지를 버리라는 식으로,
자기동일성의 신화를 버리라는 강요로,
차이가 본질이라고 주장하는 역설로
자네는 뜻하지도 말하지도 않았네.
이 점은 맘에 든다네.
그런데 왜 답답한지 모르겠네.
좀처럼 시원하지가 않네.
몇 번, 아니 수십수백번의 탐독이 더 필요한 것인가?
아무래도 나는 자네에겐 질 것 같네..
승부라는 것이 또한 어리석은 생각이지만 말일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