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느 날 엄마랑 손잡고 찾아간 그 곳..
남들이 고아원이라고 흔히 말하는 그 곳은
어린 저의 눈에는 마치 제가 다니고 있던 학교 같았어요
크고 운동장도 있고..
아이들도 많고..
그게 아니라는 것을 아는데는 별루 긴 시간이 걸리지 않았죠
무슨 얘길 하려구 하냐면
그 곳에 있던 종에 대해서 얘기하려고 해요
큰 공간을 이어주는 역할을 하는 종이 하나 있었어요
계단 끝에 장미 넝쿨이 있었는데..그 사이에 작고 낡은 종이 하나 있었거든요
우리들은 모아주는 역할을 이 종 하나가 다 했지요
식사 종은 네 번, 아침 기상은 2번, 학교 가자는 5번..
아침엔 그 종소리가 참 싫었드랬는데..
밥 먹는 종두 떄로는 귀찮구..
어느 날 이 종을 자세히 들여다 보았어요
요 얄미운 종은 어떻게 생겨났을까? 하구요
그런데..거기엔 삐뚤삐뚤하게 새겨진 문구가 있더라구요
'엄마는 항상 너희들과 함께..'-사랑하는엄마가-
궁금해서 친구에게 물었더니 사연이 있었어요
15년 전이라고 했나?
이 곳을 부부가 운영하셨었데요
그리고 지금 원장 아빠의 사모님이 되셨던 분이 아이들에게 실제 엄마처럼
참 잘해주셨데요
그런데 어느 날 암으로 쓰러지신 거예요
그 곳에서 투병하시다가 돌아가시기 며칠 전에
그 종에 글을 직접 새기신 거래요..
그 얘기를 듣고 가슴이 얼마나 뭉클하고 아프던지..그리고 아름답던지..
아이들과 영원히 함께 있고픈 엄마의 마음..
순간 그 소리를 귀찮아하고 얄미워 하던 제가 얼마나 부끄럽고 죄송스러웠는지
몰라요.
그 다음부턴 그 종소리가 어떻게 들렸는지 아세요?
'얘들아 얼른 일어나야지..학교 늦을라..땡-땡'
'얘들아 배 고프지? 어서 밥 먹어라..땡땡땡땡'
아이들을 사랑하는 엄마의 따뜻하고 맑은 목소리..그거였죠
그리고 들은 즉시 '네!' 하고 신나게 달려갔어요
내 마음에 작은 보석 하나를 선물했던
그 종소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