음...
무척이나 오랫동안 많은 것을 잊고 살았지 않나 생각합니다.
자의든 타의든
잊고 싶었던 일들도
잊지 말았어야 하는 일들도 ...
어쩌면 외면하고 싶었던 많은 일들이 나를 떠나 있었습니다.
새삼 느껴집니다.
그간 무얼하며 살았나...
세상에는
내 주위에는 한번쯤 살면서 돌아봐 주어야 하는 것들이
너무나 많은데
나는 도대체 무슨 생각을 하면서 어떻게 살아왔던 것인지...
언제나 머리 아프고 일들로 가득하고
항상 아픈 마음이었는데 이제 와서 또 다시 이런 생각이 드는 것은 욕심일까요?..
분명히 생각없는 세월을 보내지는 않았는데....
왜 남은 것이 없을까요?..
아마도 나 사는 것에만 너무 급급했나 봅니다.
내가 해야만 하는 일
내가 하고 싶은 일
내가 보고 싶은 사람들만 생각했나 봅니다.
이제는 노동자의 피눈물에 가슴아프던 내가 아닙니다.
더 이상 굶주림에 붉어져나온 어린 아이의 애처로운 눈빛에
손에 든 수저가 놓아지던 내가 아닙니다.
왜 그늘진 공원구석에 쪼그리고 앉은 허리 구부러진 나를 상상해야 하는지에 대해 안타까워 하지 않습니다.
세 발로 뛰어가는 저기 저 강아지가 눈물겹기보다
그 살려는 의지가 섬득하리만치 대단해 보이기만 합니다.
하늘을 바라보며 내가 살아있음에 감사하던
나는 가끔씩 하늘이 어떻게 생겼더라
잊어서 고개를 들어보는게 고작입니다.
내 모습이 그립습니다.
적어도 주위를 돌아보는 여유는 가졌었으니까...
하지만 지금 내안에는 또 다른 내가 너무 커져 버렸습니다.
돌아갈수는 없겠지요.
굳이 그러길 바라지도 않습니다.
그래도 그런 내가 있었더라고 기억이라도 할수 있어서 조금은 다행입니다.
지금은 그냥 내가 해야하는 일이 있다는 것에
이 세상에 그래도 나를 생각해주는 이가 있고
내가 보고싶은 이가 어느 하늘 아래선가 건강하게 살아가고 있다는 것에 감사하면서
그렇게 살려고 합니다.
나쁘지는 않겠지요.
너무 과한 욕심은 아니겠지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