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절망에 대하여"
절망을 보았습니다.
친구의 냉담함과 견딜 수 없는 말들로 인해
마음이 무너져 내린다는 감정을 경험했습니다.
정작, 나 자신은 그런 상황에 대해
아무 말도 할 수 없었답니다.
절망을 느꼈습니다.
겉도는 말들로 상처 입는 내 자신을 발견한 체
그렇게 절망을 보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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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에 글은 5~6년전에 가까웠던 친구와의 불화로 답답한 마음에 썼던 글입니다.
그땐 참 많이 힘들고 괴로웠답니다.
내 전부를 주어도 아깝지 않을만큼 소중한 친구였거든요.
그런데 알수 없는 오해로 인해 우리는 점차 서로에게 멀어짐을 느끼게 되었습니다.
그렇게 가깝게 느껴졌던 친구가 한순간에 '남모르는 사람보다 더 멀게 느껴질수도 있는거구나' 알게 되었지요.
아마도 그때는 서로에 대해 이해하는 힘이 부족했던 듯 싶어요.
전혀 다른 환경에서 자란 사람들이 마음을 주고 받고, 돈독한 우정을 키워나간다는게 그리 쉬울리 있었겠습니까? 그걸 몰랐던 거죠.
그저 자기와 다른 가치관이나 생각에 오해를 품고 괜한 짜증과 화를 내는게 전부였지요. 그렇게 서로에게 지울수 없는 상처와 괴로움을 남기고 말입니다.
아마도 효진님과 님의 친구도 마찬가지일 거란 생각이 듭니다.
저 역시 냉담해진 친구에게 효진님처럼 편지를 띄웠답니다
마지막을 얘기하는 편지가 아니라, 만나서 얘기나 한번 해보자는 편지였지요.
그 친구는 그 답에 즉시 응해왔고, 만남을 가졌답니다.
이런저런 얘기를 하면서 '오해가 많았구나' 알게 되었지요. 그런데 친구는 많이 속상했었나 봅니다. 난 새롭게 시작할 생각으로 그 자리를 제안했던건데..친구의 입에선 상처가 되는 말이 거침없이 쏟아져 나왔거든요.
"만약에 내가 너에게 플러스가 아닌 마이너스를 주게 된다면 말이야. 그래서 네가 나의 존재로 불편하다면, 너의 시야에서 사라져 줄수도 있어. 만일 그런일이 생기면 언제든지 얘기해 줘. 난 항상 준비되어 있으니까."
그 친구는 이미 마음속으로 우리의 이별을 준비하고 있었던 것이었어요.
전 그한마디로 모든 것을 짐작할수 있었구요.
나와는 다른 의도로 그 자리를 나왔던 친구를 보면서 그 어떤 말도 하지 못하고 멍하니 자리를 지키고 있었던 기억이 나네요. 그리고 그날 집으로 돌아와서 "절망에 대하여"란 글을 썼었죠.
쓰면서 난 그 친구는 내 맘속에서 죽었다고 생각을 했었죠. 그러면서도 그때까지 쌓아왔던 그친구와의 우정을 떨치지 못해, 고요히 친구의 주위를 맴도는 생활을 하였답니다. 물론 그 친구 역시 마찬가지였구요.
겉으론 냉랭히 무관심한척했지만..그래서 그 친구 아닌 다른 친구들과 함께하는 시간을 보냈었지만...내 맘이 그렇듯, 그 친구 마음도 나를 향해 있을거라고 굳게 믿고 있었습니다. 서운했던만큼 그 친구가 많이 그리웠던게 그 당시 제 마음이었거든요.
지금 그 친구와 어떻게 되었는지 아세요? 아주 막역한 사이로 지내고 있어요.^^
이제는 눈빛만 봐도 서로의 생각을 알수 있는 지기가 되었지요.
"술과 친구는 오래될수록 좋다"는 말이 있지요? 맞는 말인거 같아요.
오랜 세월 모진풍파를 겪어오면서 다른이들은 감히 상상도 못할 거리를 좁혀왔지요.. 지금 생각해 보면, 그때 그런일을 겪지 않았으면 이렇게까지 막역한 사이로 올수는 없었을거라고 봐요. 그런 위기없이 순탄하기만 했다면, 저나 그 친구나 서로의진심을 영원히 알수 없었을 것이고, 아직도 많은 오해로 괴로워하고 있을지도 몰라요. 의견이 충돌하고, 오해가 쌓이고, 싸우고, 풀고, 화해하고 하면서 서서히 서로에게 맞춰져 가는 것 같아요. 그리고 자신과 다른점을 이해하고 받아들이는 지혜를 갖게 되는 것이구요. 그렇게 되기 위해서는 시간이 필요한 것이구요.^_^*
효진님, 저 역시 친구로 인해 크나큰 절망을 보았던 사람중의 하나랍니다.
제 이야기가 효진님에게 얼마만큼 힘이 될지는 모르겠으나, 조금이나마 도움이 되었으면 하는 바램에서 글을 띄워봅니다.
효진님의 그 친구는 아직도 님을 그리워하고 있을지도 모릅니다.
효진님이 그 친구로 인해 괴로워하고 있는것처럼...
다시한번 그 친구에게로 손을 내밀어 봄이 어떨까요?
좋은것만 함께하는 친구는 진정한 친구가 아닐겁니다.
슬픔도 괴로움도 함께 짊어지고 가는 사람이 진정한 친구이겠죠.. 오해로 인해 쌓인 불화는 서로의 믿음으로 불식시킬수 있는 거랍니다.
인디언 속담에선 친구를 어떻게 정의 내리는지 아세요?
"자신의 슬픔을 등에 짊어지고 가는 자 "
다른이의 슬픔을 지고 가는 정도의 마음을 갖추기는 쉽지가 않겠지요?
하지만 진정한 친구라면 그럴수도 있다는 것이죠. 왜냐..바로 친구니까요..^^
자신의 의도와 어긋났다고 금새 버려지고 잊혀지는 친구는 몹시 서글플겁니다.
님이 할수 있는 만큼의 노력을 다하시고, 그래도 안된다면 어쩔수 없지만..
믿음을 갖고 효진님이 그 친구에게 진정한 친구가 되어주세요.
..절대 믿음..을 버리지 말구요..아셨죠?^_^