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겨울의 별들이 사라졌다. 그리고 긴 겨울 방학도 끝나 나와 창수는 4학년이 되었다. 그리고 군고구마를 팔던 그 여자도 떠났다. 나는 더 이상 군고구마를 먹을 수 없게 되었다. 결국 아무 일도 일어나지 않았다. 다시 돌아오는 겨울에 그 여자가 이 곳을 다시 찾아올 이유도 없을 것 같았다. 그래서 나는 그 여자를 잊게 되었다. 잠시 동안 그 여자를 생각했던 것이 사랑인지 아닌지도 알지 못하게 되어 버렸다. 그 여자와 나 사이엔 추억이라 얘기할 만한 일은 아무 것도 일어나지 않았으니까.
학교 식당에서 창수 녀석과 같이 밥을 먹었다.
“이렇게 끝나면 재미 없는데.”
“뭐가?”
“내 소설 말이야. 겨울이 오면 그 군고구마 장수 다시 돌아올까?”
“그럴린 없겠지.”
“역시 그렇겠지? 넌 말야 이래서 안 된다니까. 좋아하는 여자가 있으면 전화 번호 정도는 따야지. 그렇게 시간이 많았는데.”
“난 말야. 그 여자 전화 번호를 따는 것 보다 그 여자랑 같이 별을 보고 싶었어. 겨울의 별은 찬란하거든.”
“역시 별지기는 안 돼. 낭만만 알지 현실을 모른다니까. 어쨌든 이걸로 내 소설은 미완성으로 끝이 나는군.”
“미완성이라니?”
“이야기 전개가 더는 되지 않는다고. 난 너의 사랑 이야기를 쓰고 싶었으니까.”
“잠깐. 왜 하고 많은 사람들 중에서 내 사랑 이야기를 쓴다는 거야?”
“아름다울 거 같으니까. 너의 사랑 이야기는.”
“어째서?”
“넌 바보처럼 순수하니까. 난 그만 일어날게. 수업이 있어서.”
밥을 다 먹은 창수는 식판을 들고 일어나 자리를 떠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