별
한 소년과 소녀는 사랑을 했습니다. 하지만 소년은 소리를 듣지 못했고, 소녀는 앞을 볼 수
가 없었습니다. 소년이 소녀에게 아무리 사랑의 표현을 한다고 해도 보지 못했고, 소녀가 소
년에게 사랑한다고, 사랑한다고, 속삭여도 소년은 듣지 못했습니다.
소녀는 그저 소년이 원래 말이 없어서 그런 줄 알았을 뿐이었습니다. 듣지를 못해 대답도
할 수 없다는 것도 모르고...
어느 날 소녀는 마지막으로 한번 더 사랑한다고 고백해야겠다고 다짐하던 그 순간, 소년이
소녀의 집으로 찾아왔습니다. 그러고는 앞을 못 보는 소녀의 휠체어를 끌고 줄곧 만나던 동
산으로 향했습니다. 소년은 자신이 소리를 못 듣는다고 말하려 했고, 소녀는 사랑한다고 고
백하려 말하려 했습니다.
순간 소녀가 사랑한다고 말하였습니다. 소리를 듣지 못하는 소년은 그냥 먼 산만 바라볼 뿐
이었습니다. 소녀는 소년이 대답이 없자 소녀는 앞도 보지 못하는 자신을 까맣게 잊은체 동
산을 내려 왔습니다. 소년은 소녀가 자신이 소리를 못 듣는다는 사실을 알았는 줄 알고 슬
픔을 안고 동산을 내려왔습니다. 소녀는 다음 달에 미국으로 떠났습니다. 소년은 평소 자신
을 좋아해 주던 분이라는 한 아이와 소녀가 없는 동안 거의 함께 하듯 지냈습니다. 그러나
소년은 소녀를 잊을 수가 없기에 또 사랑하기에 소녀를 찾으려고 소년이 미국으로 떠난 그
날, 소녀는 수술에 성공해 앞을 보고 자기의 집에 찾아왔습니다. 그리고 집에 오자마자 동산
으로 갔습니다. 소년이 잊을 수 있다는 생각에...
하지만 밤늦도록 기다려도 소년은 오지 않았습니다. 하루... 이틀... 일주일... 한달을 기다려
도 소년은 끝내 오지 않았습니다. 그러던 어느날 한 소년이 올라왔습니다. 하지만 소년도.
소녀도 서로를 알아보지 못하였습니다. 그 둘사이에는 19년이란 긴 세월이 흘렀기에 또 소
년은 자기가 사랑하는 소녀가 앞을 못봤기 때문에 앞을 볼 줄 아는 그 소녀가 자기가 사랑
한 그 소녀인지 몰랐고, 소녀는 자기가 사랑한 소년은 소리를 못 듣는 이가 아니라고 서로
다른 생각을 했었기 때문이었습니다. 둘은 매일 같이 올라와 기다렸습니다. 서로가 소로를
모르기에.... 아무 것도 모른체 기다렸습니다. 그러던 어느날 소녀가 소년에게 말을 걸었습
니다.
"저기... 누구를 기다리세요?"
그러나 소년은 들을 수 없었기에 대답을 하지 못했습니다.
소녀가 더 큰소리로 말해도 소년은 뒤도 돌아보지 않았습니다. 그때 소녀는 소리를 듣지 못
하는 사람이라는 걸 알고 앞에 가서 수화로 물었습니다.
"누구를 기다리세요?"
소년도 수화로 대답했습니다.
"네, 제가 이 동산에서 줄곧 만나던 사랑하던 사람을 기다려요."
소녀가 말했습니다.
"아, 네"
소년이 물었습니다.
"그럼 그쪽은 누구를 기다리세요?"
소녀가 대답했습니다.
"저도 사랑하는 사람을 기다려요."
소녀가 물었습니다.
"저.. 왜 기다리시는 거죠?"
"제가 사랑하던 사람은 앞을 못 보는 소녀였어요. 그래서 병을 고치기 위해 미국으로 떠났
죠 언제 돌아올 줄 모르지만 기다릴 거예요."
그 말을 들은 소녀는 아무 말 없이 동산을 내려갔습니다.
바로 그 남자가 내가 기다리던 사람이고 내가 그 남자가 기다리던 사람이라는 것을......
그리고 자신이 사랑한다고 했을 때 대답을 못한 건 듣지 못해서였다고...
다음날 아침 소녀가 동산에 올라갔을 때 소년은 이미 소녀를 기다리고 있었습니다.
소녀는 소년에게 자신이 바로 그토록 기다리던 소녀라고 말하지 않고 숨겼습니다. 그리곤 3
년이 흘렀습니다. 그 둘은 동산에 앉아 있었습니다.
소녀는 소년이 자신을 기다리던 모습을 보고 소년에게 미안했지만.. 한달 전 아버지께서 소
녀와 결혼할 남자를 정해두셨기 때문에 만약, 소년이 이 사실을 알게 된다면 마음 아파 할
까봐 자신이 기다리던 소녀라는 사실을 말하지 못했습니다. 결혼하기 전날 밤 소녀는 동산
에 올라갔습니다. 역시 소년은 평소 그랬던 것 처럼, 동산에 있었습니다.
소년은 소녀에게 말했습니다. 저기 하늘 위에 있는 반짝이는 별을 갖고싶다고...
하지만 소녀는 별을 따 줄 수 없었습니다.
소녀는 소년이 떠난 뒤에 소년에게 마지막으로 해 줄 수 있는 일이 별을 따주는 것으로 생
각하고 자신이 별이 되면 별을 줄 수 있겠지 하면서 그날밤 별이 되었습니다.
그로부터 소년은 이제 동산에서 소녀를 기다리지 않았습니다. 소녀가 소년에게 별을 주고
갔기 때문입니다.